탈북자 3명중 1명 편견에 눈물남한용어 못알아들어 곤혹법-돈 개념없어 손해 일쑤<br>
“아주머니는 어디서 왔어요? 조선족이야?” 감자탕 집에서 일했던 김정순(이하 가명·45·여) 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손님들로부터 똑같은 질문을 받았다. 무시하는 듯한 손님들의 태도는 늘 그를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탈북자 허복자 씨(20·여)의 학창시절 별명은 ‘웃음공주’였다. 2004년 남한에 와 중학교에 입학한 뒤 친구들이 말을 걸면 항상 배시시 웃기만 해서 붙은 별명이다. 허 씨는 “무슨 말인지 몰랐지만 다른 친구들이 다 아는 말을 혼자 물어볼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허 씨는 중학교 졸업 후 진학하지 않고 검정고시를 준비 중이다.
남한사회의 법질서나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 부족도 장애물로 꼽혔다. 권명철 씨(42)는 정착 초기 술을 마신 후에도 운전대를 잡았다. 권 씨는 음주운전 금지라는 기본적인 법조차 모르고 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이미경 씨(62·여)는 남들보다 뭐든 비싸게 산다. 이 씨는 “돈에 대한 관념이 부족하다 보니 1만 원이면 살 것을 3만 원에 사는 등 바가지를 자주 썼다”며 “탈북자들은 경제 개념이 부족해 다단계 등 금융사기에 빠지기도 쉽다”고 말했다.
일부는 남북한 사람들의 문화 차이나 체력 차이를 남한 정착의 걸림돌이라고 꼽기도 했다. 전영숙 씨(30·여)는 “남한 사람들은 상사가 ‘담배를 여기에서 피우지 마’라고 하면 뒤돌아서 욕을 할지언정 앞에서는 상사의 말을 듣는데 북한 사람들은 싫으면 면전에서 바로 따지고 들어 싸움이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수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탈북자들은 남한사회에서 적응할 수 있는 언어능력, 기술이 없고 사회적 규칙에 낯설어 적응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탈북자들이 사회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야 하고 탈북자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캠페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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