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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외부접촉 끊고 연구… 그동안 무슨 일이

입력 | 2009-10-27 03:00:00

복지부 “윤리적 결격” 배아복제 연구 승인 거부
동물복제 주력… 의료용 소-돼지 등 121마리 복제 <br>




황우석 박사(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2006년 서울대에서 파면된 뒤 그해 7월 자신을 따르던 연구원 20여 명과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을 설립했다. 서울 구로구 구로동의 한 건물에 실험실을 차리고 연구를 진행했지만 주민들의 항의를 받고 문을 닫는 등 처음엔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러다 박병수 수암연구재단 이사장 등 지인들의 도움으로 경기 용인시의 현재 자리로 옮기면서 사실상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채 연구에만 몰두해 왔다.

연구진은 논문 조작 사태 이후 사실상 중단된 인간 체세포 배아 복제 연구 대신 동물 복제 쪽으로 눈을 돌렸다. 2007년 미국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아트의 요청으로 미국 오리온그룹 회장인 존 스펄링 씨의 애견 ‘미시’를 복제한 데 이어 중국 희귀견 ‘티베탄마스티프’와 9·11테러 때 활약한 셰퍼드 구조견 ‘트래커’를 연이어 복제하는 데 성공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의료용 단백질을 생산할 복제 소와 장기이식용 미니 복제돼지 연구에도 주력했다. 그동안 황 박사 연구실에서 태어난 복제 동물만 모두 121마리. 해외 논문 투고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에서도 국제과학논문인용색인(SCI)에 등록된 학술지에 15편의 논문을 실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위기는 계속됐다. 지난해 7월 수암연구원이 보건복지가족부에 제출한 체세포 복제 연구 승인 신청서는 “연구 책임자의 자격에 윤리적인 결격 사유가 있다”며 거부당했다. 정부는 올해 4월 차병원에 체세포 복제 배아 줄기세포 연구 계획을 승인했지만 황 박사팀에는 연구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제자인 이병천 서울대 수의대 교수와 특허 분쟁에 휘말리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바이오벤처 알앤엘바이오가 국내 최초의 복제 개 ‘스너피’ 특허권자인 서울대로부터 얻은 전용실시권을 수암연구원이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심 소송은 독자 기술을 인정받은 수암연구원 측이 승소했다.

3년 5개월의 재판 과정에서 황 박사의 연구를 후원하는 지지층은 오히려 두꺼워졌다. 올해 8월에는 경기도가 수암연구원과 당뇨병 치료 및 관련 신약개발 등을 위한 형질전환 복제돼지 생산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판결로 황 박사 측은 당분간 동물 복제 연구와 해외 연구 활동에 주력하며 항소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계의 한 인사는 “황 박사가 항소와 대법원 상고까지 감안해 최소 3년 이상의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았다”며 “대법원 판결을 받기 전에 뚜렷한 연구 성과를 보여주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전했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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