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론 감독 여자주인공 두 영화 2주 간격 개봉

최근 잇따라 개봉한 데뷔작 ‘라라 선샤인’과 두 번째 작품 ‘헬로우 마이 러브’의 김아론 감독. 그는 “여성의 심리를 꿰뚫어 보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영화는 감독이 들여다보고 싶은 창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들여다보고 싶은 게 여자의 마음이거든요. 영화 ‘왓 위민 원트’에서 남자 주인공이 여성의 생각을 읽었던 것처럼, 저도 미묘한 여성 심리를 꿰뚫어 보고 싶어요.” 평소 선글라스 끼는 걸 좋아한다는 그는 “지하철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며 어떤 유형일지 분석하는 게 취미”라고 말했다.
2007년 동국대 영상대학원을 졸업한 김 감독은 충남 아산 순천향대 법대를 졸업한 뒤 영화 ‘이중간첩’ ‘청연’의 연출부를 거쳐 한때 잡지 카탈로그의 모델로 활동했다. 학부 2학년 때 정당방위를 주제로 모의 법정에 참여한 경험이 ‘라라 선샤인’의 출발이 됐다. 자살(단편 ‘온실’) 동성애(‘헬로우 마이 러브’) 등 쉽지 않은 주제를 다뤄 왔지만 성폭행 피해 여성의 심리를 그린 ‘라라 선샤인’만큼은 특히나 어려웠다고 했다.
졸업 작품이자 데뷔작인 ‘라라 선샤인’이 복수에 관한 어두운 내용을 담고 있는 반면 ‘헬로우 마이 러브’는 아기자기하고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다. 그는 요즘 두 작품과 전혀 다른 스릴러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주인공이 무언가에 쫓기는데 거기에는 대통령의 음모가 숨어 있다는 줄거리다. “촬영 편집보다 어려운 게 시나리오”라는 그에게 더 큰 고민은 따로 있었다.
“다들 남자 주인공을 얘기하네요. 하지만 아무리 소재와 주제가 좋아도 첫 관객인 감독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으면 좋은 영화가 될 수 없죠. 그런 점에서 이번 작품도 또 한번, 여자가 주인공이 될 것 같아요.(웃음)”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