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민간인 월북 파장
남한 주민 1명이 26일 동부전선 고성군의 군사분계선(MDL) 철책을 뚫고 입북한 것으로 밝혀져 군의 허술한 전방 경계태세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휴전선 철책 가운데 가장 높은 고지대를 지키는 육군 백두산부대 최전방 가칠봉 중대 장병들이 전방 철책을 점검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가로 30cm 세로 40cm 절단… 軍전방 경계태세에 비상
남한 주민 1명이 26일 동부전선 강원 고성군 인근의 최전방 철책을 뚫고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한 것으로 밝혀져 우리 군의 전방 경계태세에 비상이 걸렸다.
군 당국은 월북한 강동림 씨가 26일 밤 경계병의 감시를 피해 철책에 접근한 뒤 철조망을 자르고 북으로 넘어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강 씨가 2001년 9월부터 2003년 11월까지 해당 부대의 전방관측소(GOP)에서 기관총 사수로 근무해 철책 주변의 지형지물을 자세히 파악하고 있었을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하지만 한 전문가는 “민간통제선 및 군사분계선의 철책을 경계하는 병사들 간 거리가 떨어져 있어 그 사이로 진출입이 가능하다”며 “철책의 경우 경계병 간 거리가 먼 곳은 100m여서 그 사이로 누가 잠입할 경우 통제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강 씨가 열상감시장비(TOD)나 폐쇄회로(CC)TV 등의 감시가 취약한 지점을 골랐을 가능성이 크다. 2005년 6월 북한군 병사 1명이 강원 철원군 대마리 인근의 최전방 철책을 넘어왔을 때도 군 당국은 해당 철책 지역에 우거진 갈대숲 때문에 감시장비로 관측하기 힘들어 월남 사실을 사전에 포착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남쪽에서 철책을 뚫고 북쪽으로 넘어간 사례는 2004년 10월 강원 철원군 육군 열쇠부대 책임지역의 GOP 3중 철책 절단 사건 이후 처음이다. 당시 군은 30대 초반의 남자로 추정되는 민간인이 월북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듬해 6월 철원군 대마리 인근 최전방 철책을 뚫고 남쪽으로 내려온 북한군 병사는 철책을 자르지 않고 철책과 바닥의 틈이나 철책을 넘어 통과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