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르디 오페라 ‘운명의 힘’ 감상포인트
1990년 서울시오페라단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 베르디 ‘운명의 힘’. 19년 만에 이 오페라단이 같은 장소에서 다시 공연한다. 사진 제공 서울시오페라단
서울시 오페라단(단장 박세원)이 베르디 완숙기의 걸작 오페라 ‘운명의 힘’을 11월 19∼22일 공연한다. 1990년 6월 이후 19년 만에 이 오페라단이 같은 무대에 올리는 작품이다. 공연 감상의 포인트를 다섯 가지 주제로 정리했다.
▽두 남성의 대결이 돋보이는 ‘남자 오페라’
‘운명의 힘’에서 가장 유명한 아리아는 여주인공인 소프라노 레오노라가 부르는 ‘주여 평화를 주소서’. 그러나 이 오페라 자체는 테너 돈 알바로와 바리톤 돈 카를로의 대결에 극과 음악 진행의 중심이 쏠리는 ‘남성의 오페라’다. 배경은 18세기 스페인. 레오노라는 아버지가 연인 돈 알바로와의 결혼을 반대하자 야반도주를 하려다 권총 오발로 아버지를 죽게 만든다. 오빠인 돈 카를로는 돈 알바로에게 복수를 다짐하는데….
돈 알바로 역에 테너 김남두, 돈 카를로 역에 바리톤 고성현이 출연해 무대 분위기 장악을 놓고 팽팽한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1990년대 한국 오페라 무대의 ‘젊은 파워’였던 두 사람은 1998년 국립오페라단의 ‘오텔로’에 함께 출연한 이래 이번이 11년 만의 첫 공연(共演) 무대다. 돈 알바로역에는 이정원 이병삼, 돈 카를로 역에는 최진학 노희섭 씨가 가세한다. 비운의 여주인공 레오노라 역에는 소프라노 김인혜 김은주 임세경 씨가 출연한다.
▽서울시 오페라단 ‘베르디 걸작 5선’ 마지막 무대
2007년부터 3년간 계속된 시리즈 완결편. 무대와 연기에 ‘원작 그대로’를 강조하는 ‘정통성’이 시리즈의 핵심 포인트다. 먼저 공연한 리골레토, 가면무도회, 라 트라비아타, 돈 카를로 등 4편은 각각 유료관객 8000∼1만266명을 동원하는 히트작으로 떠올랐다. 2007년 공연된 ‘가면무도회’는 그해 인터파크 클래식 흥행 순위 2위에 올랐다.
▽감동 배가하는 서곡
▽대한민국의 중심 세종로에서 오페라를
1978년 개관 이후 대한민국 오페라의 산증인 역할을 해온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그러나 1993년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개관 이후 전막 오페라는 연 2, 3회만 공연된다. 이번 무대는 세종문화회관 앞의 광화문광장이 문을 연 뒤 이곳에서 처음 공연되는 전막 오페라. 공연 전후 청계천과 광화문광장을 걸어보는 것도 ‘문화체험의 보너스’가 될 듯하다. 19, 20일 오후 7시 반, 21일 오후 3시 7시 반, 22일 오후 5시, 2만∼8만 원. 02-399-1114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