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균 앵커) 2009 프로야구가 25일 그 화려한 막을 내렸습니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최다 관중과 최고 흥행수입 신기록을 세우며, 어느 때보다 풍성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김현수 앵커) 27일에는 올 시즌을 빛낸 영광의 얼굴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날 프로에 발을 들여놓은 지 3년 만에 감격의 신인왕 트로피를 거머쥔 주인공도 탄생했습니다. '늦깎이 신인왕' 두산 이용찬 선수를 스포츠동아 홍재현 기자가 만났습니다.
"이용찬, 이용찬, 안치홍, 이용찬."(현장음)
올 한 해 프로야구를 가장 빛낸 최고의 선수와 신인선수를 뽑는 시상식. 개표를 바라보는 그의 얼굴이 유난히 굳어있습니다. 프로 입단 3년차 투수, 하지만 이날 그는 신인왕 후보로 자리에 참석했습니다.
1차 투표 결과, 42표를 얻은 그가 신인왕으로 확정됐습니다. 하지만 득표수가 과반이 넘지 않아 재투표. 그의 얼굴이 다시 굳어집니다.
신인왕 후보 중 유일하게 '세이브 1위'라는 타이틀이 있었지만, 상대는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친 KIA의 안치홍 선수였습니다.
(인터뷰) 이용찬 선수 / 두산
"처음에 1차 투표할 때 (안)치홍이 이름이 막 연달아 나오니까 '아! 치홍이가 되겠다' '치홍이가 대세구나!'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중간에 제 이름 막 나오고 그러니까 또 긴장되더라고요, 그때. 이왕에 하는 거면 받는 게 낫지 않나 하고 조금만, 기대는 좀 하고 있었어요."
2차 투표 결과, 이용찬 선수의 압도적인 승리였습니다. 평소 무뚝뚝하기로 유명한 그의 얼굴에 모처럼 웃음꽃이 핍니다. 신인왕은 평생에 한 번 받을 수 있는 상. 그에게도 이 상은 남다른 의밉니다.
이용찬 선수는 2007년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했습니다. 하지만 입단 첫 해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1년 동안 볼 한 번 잡아보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수술하고 재활할 때 힘들었긴 힘들었지만 수술한다고 인생이 끝나는 게 아니라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로, 수술할 때 되게 강한 의지를 갖고 했어요."
힘겨운 재활을 마치고 이듬해 마운드에 올랐지만 시즌 후반기, 이번에는 어깨가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시즌 후반기 때 솔직히 얼마 안 남아가지고 어깨가 안 나으니까 포기하려고 했어요. '올 시즌 못하겠다. 내년에 해야겠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구단에서 '무슨 소리냐, 똑바로 하라고', 트레이너님이 '할 수 있다'고 그래 가지고 긍정적으로 생각을 가지다보니까…"
이용찬 선수는 2009년 다시 볼을 잡습니다. 그리고 사실상 치르는 첫 시즌임에도 팀의 뒷문을 든든히 지키는 마무리투수로 우뚝 섭니다.
(인터뷰)
"올 시즌 개막전 때 첫 세이브 땄을 때 '아! 나도 할 수 있구나' 이런 생각을 했고…솔직히 불안하긴 했어요. 작년까지는. 공 던지기 전에 되게 많이 불안했는데 올해는 전혀 그런 것 없이 한 시즌을 잘 치러서 괜찮은 것 같아요."
공 1개로 팀의 승패를 좌지우지하는 게 마무리 투숩니다. 그는 내년에도 마무리 투수로서 팀을 위해 뛰고 싶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제가 불안하면 팀이 지는 걸로 연결되기 때문에. 올라가면 제가 팀에 키를 쥐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올라가서 제가 생각한대로 제 볼을 던지면 타자들이 쉽게 못 칠 것 같아요."
그리고 절박한 목소리로 "다시는 아프지 말자"고 간절한 소망을 덧붙입니다.
(인터뷰)
"제 몸이 철인, 아예 안 아픈, 하나도 안 아픈 그런 강한 몸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야지만, 제 핸드폰 문구에 '제발 아프지 말자'가 문구거든요. 항상. 2년 아파가지고 아픈 것에 대해서는 진짜 아, 이제 아프기가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