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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예술]아름답고… 실용적이고… 한국인 일상생활 유물들

입력 | 2009-10-31 03:00:00


◇한국인, 삶에서 꽃을 피우다/유권종 지음/460쪽·18만 원·연두와파랑

자투리 천을 이어붙인 보자기, 투박한 솜씨로 깎은 나무인형…. 보통 사람들의 삶 속에서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물건들이 있다. 값비싼 미술품이나 귀한 고서(古書)보다 한국인의 일상을 더 잘 보여주는 생활 문화 유물들을 담은 화보집이다.

가천박물관, 가회민화박물관, 쇳대박물관, 짚풀생활사박물관 등 25개 전문 박물관들이 소장한 대표유물을 27개 항목으로 나눠 실었다. 의식주로 분류하는 대신 유권종 중앙대 철학과 교수가 서경(書經)의 ‘홍범편(洪範編)’에 따라 위(威), 복(福), 식(食) 세 갈래로 나눴다.

‘위’에서는 신체나 건축물, 복식의 위엄을 높이기 위한 유물을 묶었다. 한옥, 와당(瓦當), 한복, 화장, 장신구, 탈 등이다. 예를 들어 장신구는 단순히 몸치장이 아니라 착용한 이의 품격을 표현하는 도구였다. 이 중 뒤꽂이는 쪽머리 뒤에 꽂는 장신구로 조선시대 광해군 때부터 전 계층이 사용했다. 가르마를 탈 때 쓰거나 귀이개로 쓰는 등 실용적인 목적을 결합하기도 했다.

‘식’은 농경부터 짚과 풀, 옹기, 차문화, 한방까지 음식문화에 관한 유물을 포괄한다. 짚과 풀을 이용한 공예품은 낟알을 떨어내고 난 뒤의 짚이나 먹을 수 없는 풀에서도 쓰임새를 찾아낸 선조들의 면모를 보여준다. 주로 짚신, 짚독, 삼태기처럼 실용적인 목적으로 제작됐다. 하지만 담백한 색깔의 문양을 넣은 바구니와 짚으로 엮은 갖가지 탈을 보면 그 예술적 가치도 발견하게 된다.

안휘준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명예교수는 책 서문에서 이런 생활문화 유물들이 “한국성을 더 직설적으로 보여준다”고 평했다.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두루 갖춘 한국 전통 생활문화 유물들의 면면을 확인할 수 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