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폐막된 제8차 세계한상(韓商)대회에는 세계 40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재외동포 경제인 3500여 명이 참가했다. 낯선 이국땅에서 차별과 질시를 견뎌내고 성공한 동포 경제인들이 모국에서 함께 모여 공생의 지혜를 나눈 자리였다. 성사된 수출계약은 79건, 7373만 5500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다. 어느 나라치고 외국인 혐오증(xenophobia)이 없는 나라는 없다. 차별을 극복하고 사업을 일으켜 조국에 기여하는 세계 한상들이 자랑스럽다.
▷해외에 진출한 한국인 못지않게 지금 국내에는 많은 외국인이 살고 있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올해 5월 현재 110만6884명에 이른다. 지난해보다 24% 늘었다. 올해 9월 현재 인천공항을 통해 뜨고 내리는 국제선 비행기만도 하루 평균 265대다. 평양 순안공항에는 특별기를 제외하면 평양에서 베이징 선양 블라디보스토크를 각각 오가는 항공기가 하루 평균 1, 2대꼴로 이착륙한다. 북한이 세계 최빈국(最貧國)으로 전락하는 동안 한국이 세계 10위권 경제국가로 발전할 수 있었던 데는 우리가 개방경제를 선택한 것도 주요한 요인이다.
▷하지만 외국인을 대하는 한국인의 태도는 세계화된 경제에 걸맞게 개방적이지 않다. 법무부가 ㈜월드리서치에 의뢰해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35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한국 국적 취득자의 66.9%는 ‘한국사회가 외국인에게 차별적’이라고 답했다. 지난달엔 버스에서 국내 대학에서 연구교수로 재직 중인 인도인에게 욕설과 함께 “더럽다” “냄새난다”는 막말을 내뱉은 취객이 형법상 모욕혐의로 약식 기소된 적도 있다. 특히 백인보다는 서남아시아나 아프리카에서 온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이 심하다.
박성원 논설위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