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적정 가치-심리-수요공급-향후 경기
첫째, 사이클을 살펴야 한다. 부동산은 소비자 물가 상승률처럼 꾸준히 오르는 것이 아니라 상승과 침체를 반복한다. 침체기에서 상승기로 가기 전에는 회복기를 거치고, 상승기에서 침체기로 가기 전에는 쇠퇴기를 거친다. 침체기나 상승기는 보통 3∼4년 정도로 꽤 오랜 기간 지속된다. 부동산 가격 변동률과 거래량 등을 바탕으로 지금은 어느 시점인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 부동산의 투자 적기는 침체기를 빠져나와 회복기로 들어갈 때다.
둘째, 물건의 적정 가치를 따져봐야 한다. 시장에서 부동산의 가치는 사이클을 따라 어떤 시점에는 고평가되고 어떤 시점에는 저평가되기를 반복한다. 부동산이 버블이거나 고평가된 시점에 사면 수익을 내기 어렵다. 저평가 시점이나 적정한 가치의 범주 안에서 가격이 매겨져 있을 때 매입하는 것이 좋다. 적정 가치 산정의 기준은 전세금이 매매가의 절반, 109m²(33평형) 아파트라면 도시 가구 연평균 소득의 10배, 상업시설의 월세 수익은 은행 이자의 2배 등과 같은 통념적 공식에 따르면 된다.
넷째, 수요와 공급을 체크해야 한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DTI를 통한 대출규제가 주택시장을 잡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하면 시장 가격은 올라가기 마련이다. 2007년 4분기에 시작된 주택 공급 부족의 영향은 2010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다. 반면 오피스는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족으로 공실률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다섯째, 경기 전망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출구전략 등으로 조만간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경제지표 둔화 및 더블딥에 대한 공포와 우려의 목소리도 많은 편이다. 미래의 경제 상황과 새로 나올 부동산 정책을 정확히 전망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에 대해 많이 알면 알수록 도움이 된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때 직접 사용하고 장기적으로 가져갈 용도의 부동산은 지금 사도 무난할 것처럼 보인다. 바닥을 넘어서 침체기를 벗어났다고 볼 수 있고, 대출규제로 능력이 되는 사람은 부동산을 마련하는 게 유리한 때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투자 목적으로 사는 경우다. 은행에 돈을 넣어두는 것과 부동산에 투자해 놓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 줄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투자로 사서 월세나 전세를 놓은 뒤 후에 시세차익을 얻고 되파는 것을 생각한다면 부동산 소재지의 개발 계획, 자금 조달 방법, 지역별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 앞으로의 정책 변화, 각종 세금 등을 체크해봐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판단한 후에도 확신이 설 경우에만 사라고 조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