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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라이언 킹, K리그를 호령하다

입력 | 2009-11-02 03:00:00

이동국 20골 득점왕… 전북 첫 정규리그 우승 이끌어

프리미어리그 적응 실패
귀국후 성남서 퇴출 등 추락

최강희 감독 전폭 신뢰속
이적 이후 골폭풍 몰아쳐
태극마크 달며 제2 전성기




“동국이의 부활을 믿는다. 초반 부진하더라도 꾸준히 기회를 주겠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라이언 킹’ 이동국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최 감독은 “공격수로 많은 장점을 지닌 선수다. 국내 최고 공격수는 바로 이동국”이라며 주전 스트라이커 기 살리기에 나섰다.

시즌 전 이동국의 부활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동국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에 진출했지만 주전 경쟁에서 밀려 쫓겨나다시피 지난해 8월 성남 일화에 합류했다. 국내에서도 공격수들과의 호흡에 문제를 드러내며 2골 2도움이란 초라한 성적표를 안은 채 올 시즌 전북으로 이적했다. 주위에선 “프로 경력 12년 축구 인생의 최대 위기”란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동국이 부활을 알리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정규리그 2라운드 대구 FC와의 경기에서 2골을 뽑아내며 화려하게 신고식을 했다. 이어 두 차례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초반부터 골 폭풍을 이어갔다. 1일 경남 FC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선 전매특허인 발리슛 골을 포함해 2골을 뽑아내며 대미를 장식했다. 정규리그에서만 27경기 20골. 통산 네 번째로 ‘20골 이상 득점왕’이 됐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8월엔 허정무 국가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고 태극마크도 다시 달았다. ‘재능은 있지만 게으른 천재’란 혹평 역시 올 시즌을 계기로 사라졌다. MBC 서형욱 해설위원은 “이동국이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는 등 과거와 달리 눈에 띄게 부지런해졌다”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은 최 감독은 “시즌 초반 골을 몰아친 이동국 덕분에 팀이 상승세를 타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우승의 일등공신으로 이동국을 꼽았다. 이동국은 “편하게 경기하라는 감독님의 믿음이 좋은 경기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득점왕 타이틀의 절반 이상은 동료들이 만들어 준 것”이라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동국의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 내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부활한 ‘라이언 킹’이 ‘비운의 천재’란 딱지를 떼고 포효할 수 있을까.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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