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유통혁명’ RFID 시범적용 대형마트 현장매장위치-상품정보 한눈에색상-사이즈별 재고 안내도생산부터 소비까지 추적가능
《쇼핑 환경이 똑똑해졌다. 전자태그로 불리는 무선주파수인식장치(RFID) 기술을 만나면서부터다. 기자는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동의 신세계 이마트를 찾아 ‘첨단 쇼핑’을 체험해 봤다. RFID를 이용해 각종 제품을 구입해본 결과 빠르면서도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얻을 수 있었다. 우선 RFID리더기와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가 달린 ‘스마트 카트’부터 찾았다. 그 카트에 장착된 단말기에 회원번호를 입력해 쇼핑 목록부터 챙겼다. 생선과 와인, 이유식 등 인터넷으로 미리 등록해 놓은 물품이 LCD 모니터에 떴다. 매장 지도에 각 상품의 위치가 표시돼 동선이 한눈에 파악됐다.》
서울 강남구 수서동의 신세계 이마트를 찾은 한 고객이 와인 매장 앞 RFID 단말기를 통해 와인을 추천받고 있다. 이 매장의 와인에는 RFID 칩이 부착돼 고객이 와인병을 들기만 해도 단말기에 해당 제품의 특성이 제시돼 쇼핑을 돕는다. 강혜승 기자
한걸음에 생선 매장을 찾았다. RFID 시스템은 생선별로 요리법까지 알려줬다. 와인 매장에서는 1만 원대 와인을 추천받았다. 역시 무인 시스템을 통해서다. 이유식 진열대 앞에서는 한참을 머물렀다. 원료 정보에다 안전성 검사 결과까지 꼼꼼히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이마트에서 물류센터와 연계해 RFID 시스템을 적용하는 매장은 서울의 성수점과 수서점 두 곳이다. 이마트는 내년부터 RFID 적용 상품을 확대해 2012년부터 미래형 스토어를 본격 가동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 유통 단계별 시간 최대 단축
같은 날 오전 방문한 경기 여주군 여주읍의 신세계 이마트 물류센터. 이마트는 지난해 9월부터 지경부 정보기술(IT) 혁신 네트워크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RFID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상품 입출고에서 소비자에게 판매되기까지 전 유통과정에 RFID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이날 오전 8시 50분경, 한 신발생산업체가 출하한 상품이 여주물류센터로 들어왔다. 상자가 가득 실린 트레일러가 입고 게이트를 통과했다. 1초도 안 돼 전산시스템에 ‘9월 27일 08시 59분’이란 시간 표시와 함께 상품의 품목과 개수가 입력됐다. 곁에 있던 직원은 “전에는 상자에 붙은 바코드를 일일이 찍어 수량을 확인해야 했다. 정확한 검수를 위해 5번 정도 체크하는데 이 작업이 1초 만에 해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연섭 여주물류센터장은 “물류에서 시간절약은 바로 돈이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유통산업이 RFID 시스템을 주목하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오후 4시경, 성수동의 이마트 매장 검품장에서는 이날 오전 여주물류센터를 출발한 상품의 입점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RFID 태그가 부착된 신발도 이곳 검품 게이트를 통과했다. 정재욱 성수점 팀장은 “매장에서 주문한 신발 50개가 들어온 것이 1분도 안 돼 확인됐다”고 말했다.
RFID 시스템은 이곳 구두 매장까지 이어졌다. 터치스크린 단말기가 직원을 대신해 상품을 관리하고 판매했다. 마음에 드는 구두를 단말기에 갖다 대면 신발 사이즈와 소재, 특징 등 상품 정보는 물론이고 색상별, 사이즈별 재고까지 친절하게 알려줬다. 지금까지는 고객이 맞는 사이즈를 찾으려면 직원에게 물어보고, 직원이 창고에 다녀올 동안 기다리는 과정을 거쳐야 했는데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즉석에서 해결된다.
구두뿐만 아니라 소형 가전제품에도 동일한 프로세스가 적용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첫 시도인 만큼 구두와 소형 가전제품 등 적용 품목이 제한돼 있다. 제품 생산 단계부터 RFID 태그를 붙여야 하기 때문에 생산업체의 협력이 필수다. 아직까지 많은 상품에 적용하기 쉽지 않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Device·무선주파수인식장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