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전망도 이와 다르지 않다. 주가가 올라가면 낙관적인 의견이 많아지고,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 신중론이 힘을 얻는다. 차트 분석으로 불리는 기술적 분석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주가가 올라가면 차트가 예뻐 보이고, 주가가 떨어지면 미워 보이게 된다. 다양한 주가 전망이 나오지만 예측에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예측이 이뤄지는 시점의 ‘주가 그 자체’인 경우가 많다.
요즘 주식시장 분위기는 갑자기 추워진 날씨만큼이나 냉랭하다. 지난주에는 달러 강세에 따른 달러 캐리 트레이드 청산과 외국인 이탈 우려가 시장에 부담이 됐고, 금주에는 미국 경기 회복 지연과 관련한 이슈가 악재로 부각되고 있다. 하나하나 충분히 고민해 봐야 할 내용이기는 하지만 달러 강세와 미국 경기 회복 지연은 동시에 나타나기 어려운 주제다. 주가의 약세를 설명하는 이유들이 그때그때 선택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국내외 증시의 하락 강도는 일시적 조정의 범주를 넘어서지 않고 있다. 과거 강세장의 중간 조정 국면에서 나타났던 주가 하락 강도는 대체로 선진국은 고점 대비 10%, 신흥시장은 20% 내외였다. 한국은 선진국과 신흥시장의 중간 정도라고 본다. 그렇다면 이번 조정 국면에서 예상되는 조정 강도는 고점 대비 10∼15% 하락 정도가 아닐까 싶다. 예상되는 단기 조정 폭의 상당 부분은 9월 말 이후 이미 반영됐다는 생각이다.
김학균 SK증권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