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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孟公綽이 爲趙魏老則優이어니와…

입력 | 2009-11-04 03:00:00

孟公綽(맹공작)이 趙(조)와 魏(위)의 家老(가로)가 되기에는 넉넉하지만 (등)이나 薛(설)의 대부가 될 수는 없다.




인재 천거를 악薦(악천)이라고 한다. 후한의 孔融(공융)이 젊고 재능 있는 (니,이)衡(예형)을 천거하는 글에서 “사나운 새 백 마리를 합해 놓아도 물수리 한 마리를 못 당하나니, 예형이 조정에 들어가면 반드시 볼 만한 것이 있을 것입니다”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인재는 인재를 알아보는 具眼者(구안자)가 있어야 자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논어’ ‘憲問(헌문)’의 이 章에서 공자는 평소 존경했던 魯(노)나라 대부 孟公綽의 역량을 매우 嚴正(엄정)하게 평가했다.

趙와 魏는 춘추시대 晉(진)나라의 六卿(육경)에 속해 있었다. 晉에는 范(범) 中行(중항) 知(智) 韓 魏 趙의 육경이 있었는데, 晉이 멸망한 후 韓, 魏, 趙가 戰國七雄(전국칠웅)의 三雄이 된다. 老는 家臣의 우두머리인 家老다. 행정 능력이 모자라도 인품이 뛰어나면 家老의 역할을 맡을 수 있었다. 優는 餘裕綽綽(여유작작)하다는 말이다. 등과 薛은 山東省에 있던 작은 나라이다. 大夫는 여기서는 宰相(재상)인데, 재상은 행정 능력을 갖춰야 했다.

제자백가의 서적인 ‘長短經(장단경)’에 “인재는 들쑥날쑥하여 크기가 다르다. 되 크기에 열 말을 담을 수는 없으니 그릇을 채운 나머지는 버려진다. 적절한 인물이 아닌데도 일을 맡긴다면 위태롭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공자도 인재의 능력 차이와 직분의 차이를 중시했기에 맹공작을 이같이 논평했다. ‘논어’의 ‘季氏(계씨)’에서 공자가 옛 사관 周任(주임)의 말을 인용하여 ‘능력껏 반열에 나아가 일하다가 제대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그만두어야 한다’고 역설한 내용과 연관시켜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