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은 야구인들에게는 '영원한 총재님'이다.
경영자로 한국 경제 발전에 끼친 영향도 물론 크지만 '한국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태어난 듯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프로야구 발전에 혁혁한 공로를 세운 '영원한 야구 총수'이기 때문이다.
박 전 회장은 구단주 출신 최초의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이며 최장수 최다연임 KBO 총재다.
박 전 총재는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OB(현 두산) 구단을 창단하고 사장이 돼 프로 원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봤다. 1991년 OB 구단주를 거쳐 1998년부터 2006년까지 9년 간 KBO의 12, 13, 14대 총재를 역임했다.
그는 자유계약선수제, 도시 연고제 등을 정착시켜 프로야구가 요즘과 같은 대 인기를 누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재임 시절 이뤄지지는 못했지만 돔 구장 건설과 프로야구단의 흑자 전환을 목표로 처음 정한 것도 그였다.
이외에도 SK와 기아 야구단의 창단, 대한야구협회와 KBO의 행정 통합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고 유소년을 비롯한 아마야구 지원 확대, 올림픽 동메달, 아시아경기 2연패 등 야구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해냈다.
그는 생전에 이렇게 말했다.
이웃집 아저씨 같은 소탈한 모습에 야구 얘기만 나오면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던 '영원한 KBO 총재'. 그의 죽음이 믿기지가 않는다.
권순일 | 동아일보 스포츠사업팀장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