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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이러다 강원도가 골프장道될라”

입력 | 2009-11-06 06:30:00

35곳 677홀 공사-추진 중… 원주 등 주민 반발
道“적법한 인허가절차 따라 진행되면 못 막아”




강원도에서 골프장 건설이 러시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9개 시민단체가 연합한 민생민주를 위한 원주횡성시민회의(가칭)는 5일 원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림면 구학리 골프장 건설 저지를 다짐했다. 이 단체는 “골프장 예정 용지는 산지가 99%에 달하고 생태 2등급에 해당하는 우수한 자연환경을 가진 곳”이라며 “골프장이 들어서면 심각한 자연파괴가 불보 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또 “골프장 용지 가운데 시유지가 23.4%를 차지하고 있다”며 “시는 이 땅을 절대 매각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횡성군 서원면에 들어서는 섬강 골프장은 인허가 과정에 문제가 제기됐다. 강기갑 의원(민주노동당)은 4일 “산림청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섬강 골프장 인허가 과정에서 솎아베기 사업 내용이 누락됐다”며 “산림청은 사업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라”고 촉구했다. 횡성군 관계자는 “솎아베기 내용이 누락된 것은 단순한 실수”라며 “면적이 골프장 예정 용지의 10%에 불과해 이 내용이 포함됐더라도 인허가에는 영향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들의 성명서 발표와 집회도 잇따르고 있다. 올해 8월에는 지역 8개 종교단체가 성명서를 통해 “서원면에 골프장이 건설되면 이리천 일대에 서식하는 각종 동식물이 사라질 것”이라며 “추진 중인 대규모 골프장 건설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원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 건설 중인 골프장은 19곳 344홀로, 사업 추진 중인 16곳 333홀을 포함하면 35곳 677홀이 된다. 현재 운영 중인 39곳 679홀과 맞먹는 수치다. 그러나 대부분의 골프장 예정 용지에서는 주민과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주민들은 식수 및 농업용수 고갈, 토양 오염, 공사로 인한 주민 불편 등을 이유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강원도 관계자는 “주민들의 반대 논리는 이해하지만 적법한 인허가 절차에 따라 공사가 추진되면 막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