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경제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대규모 산업화 과정을 이미 거친 상황이고, 기업은 글로벌 경쟁 격화로 해외 활동을 늘리면서 국내에서의 고용창출에는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한다. 그렇다고 새로운 서비스 산업이 대거 등장하여 충분한 일자리를 만들기는 아직 역부족인 상태이고, 빨리 끝날 것 같지 않은 세계경제 불황은 기업의 신규투자를 지연하면서 일자리를 찾는 젊은이와 일자리 창출이 급한 정부의 속을 태운다. 일자리 부족 문제를 정부와 기업의 탓으로만 돌리기도 어렵다.
‘금융위기 모범생’ 한국 위상 껑충
일본이 20여 년 전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을 때 세계의 기업은 일본인 채용에 열을 올렸다. 일본과 거래를 하자면 일본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현지어까지 할 줄 아는 경우에는 금마차라도 태워 모시려 했다. 미국에서 일본 학생이 MBA라도 하면 그야말로 입도선매인 때였다. 다만 일본 청년들이 이에 대해 적극적이지 못했던 것이 문제일 따름이었다. 지금 우리는 그와 같은 흐름을 만들어 낼 수 없을까?
어제와 오늘 개최되는 외국인투자기업 채용박람회에서 90여 개의 외국 기업이 국내 인재를 찾고 있다. 네슬레 BASF 구글 바텔 등 글로벌 기업이 대부분인 외국인투자기업의 채용 계획을 살펴보면 단순히 현지 직원을 구하는 차원을 넘어 채용 후 본사와의 순환근무를 통해 글로벌 인재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외국 기업이라고 어려워할 일이 아니라 몸으로 부닥쳐 보고, 전 세계에 조직망을 가진 이들 외국 기업을 발판으로 더 큰 꿈을 펼쳐보겠다는 각오를 가져봄 직하다. 그리고 금융위기 과정에서 한국경제의 위상이 올라가고 한국이 세계경제의 중심원에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한국과 일해보자는 외국 기업의 방한이 늘고 있다. 우리의 기술, 아이디어, 신제품에 관심이 많은 해외기업이 인력에까지 눈 돌리게 하는 것도 하기 나름의 문제라는 생각이다.
화상(華商)조직이 중국의 우수인력을 해외로 흡수하는 현상도 좋은 참고 사례이다. 우리 경제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세계 곳곳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동포경제인 즉 한상(韓商)은 우리 인력의 해외진출에 훌륭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 각종 공공기관이나 단체의 해외조직망도 세계 곳곳에 뻗쳐 있다. 한류는 물론이고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우리의 정보기술(IT), 신기술, 신제품을 가지고 한상 등 우리의 해외 네트워크와 공동으로 해외시장에 나선다면 우리 인력의 해외 진출도 확대될 여지가 있다.
정부, 해외취업 프로그램 연구를
조환익 KOTRA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