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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est]푸조 ‘308 MCP’

입력 | 2009-11-10 03:00:00



다소 처지는 승차감 만회하고도 남을 ‘A급 연비’
고속도로 L당 30㎞ 주행

푸조는 최근 자사(自社)의 ‘308 MCP’가 영국에서 L당 44.8km를 주행해 연료소비효율 세계 신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록은 ‘연비 홍보대사’로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존과 헬렌 테일러 부부가 세웠으며, 자신들이 2008년 호주에서 ‘308 HDi’로 세운 L당 31.9km의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과연 이 기록이 가능할까. 직접 이 차를 몰고 고속도로에서 테스트를 해봤다. 차에는 성인 3명이 탑승해 테일러 부부의 몸무게와 비슷하게 맞췄다. 먼저 시속 80km 정속 주행을 해봤다. 이때 트립 컴퓨터에 표시되는 연비는 L당 30km. 속도를 조금 더 올려 시속 100km로 정속 주행하자 연비는 L당 25km로 나왔다. 만약 운전자 혼자 탑승하고 시속 70km로 주행했다면 L당 35km 안팎으로 나왔겠지만 44.8km는 특별한 기술(?)을 쓰지 않는다면 쉽지 않아 보였다.

테일러 부부의 기록에는 훨씬 못 미쳤지만 그래도 고속도로에서 L당 30km 안팎을 달릴 수 있다는 것은 연료비 상승으로 주머니가 가벼워진 운전자들에겐 행복한 일이다. 그렇다면 시내 주행연비는 어떨까. 교통체증이 자주 발생하는 서울 강북지역 일대를 주행한 결과 L당 15km 정도가 나왔다. 이 차의 공인 연비는 19.5km로 시내와 고속도로 주행을 반반씩 한다면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이 같은 능력은 효율이 높은 110마력짜리 1.6L 디젤엔진과 함께 수동변속기 기반의 6단 자동변속기인 ‘MCP’ 덕분에 가능하다. 대신 MCP의 변속 질감은 일반 자동변속기보다 떨어져서 변속할 때마다 울컥거려 승차감 저하로 이어졌다. 내구성이나 효율성과는 별도로 사용자 친화적인 면에서 변속기 자체의 완성도는 그리 높지 않아 보였다. 가속성능은 차체 크기에 비해 낮은 배기량과 느린 변속 속도 때문에 그저 그런 편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을 측정한 결과 14.9초가 나왔다. 제원에 나온 11.3초와는 큰 차가 있었다.

대신 3410만 원이라는 차 가격에 비해 편의장치는 많다. 간략한 작동으로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하는 트립 컴퓨터와 편리한 운전대 오디오 리모컨에다 시원한 개방감을 주는 파노라마 선루프는 동급에서는 유일하다. 국내에서 추가로 장착한 내비게이션도 사용감이 좋은 편이다. 거기에다 랠리를 통해 서스펜션 기술을 쌓은 푸조답게 핸들링과 코너링은 일반 승용차 중에서는 수준급이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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