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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걷어낸 태안, 푸른 희망을 그리다

입력 | 2009-11-10 03:00:00


 “130만 자원봉사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2007년 12월 허베이 스피릿호 기름 유출 사고로 최대 피해를 보았던 충남 태안군 이원면 관리와 원북면 방갈리를 잇는 이원방조제에 세계 최대 벽화가 완성됐다. 태안군과 한국미술협회 등 민간단체는 길이 2.9㎞, 높이 7.2m의 방조제 벽면을 태안 기름 유출 사고의 아픔과 이를 극복한 희망을 담은 그림으로 채웠다. 사진은 R44헬리콥터를 타고 하늘에서 촬영한 모습이다. 헬기 조종=한서대 비행교육원 최연철 교수와 모린 워크 교수·태안=이훈구 기자 ▶dongA.com에 동영상

자원봉사자 등 참여한 2.9km 세계 최장 벽화
기름유출 최대피해 이원방조제서 13일 완공식

‘절망의 바다’가 ‘희망의 벽화’로 다시 태어났다. 충남 태안군 이원면 관리와 원북면 방갈리를 잇는 이원방조제. 2007년 12월 허베이 스피릿호 기름 유출사고로 최대 피해를 봤던 길이 2.9km, 높이 7.2m의 방조제에 세계 최장 벽화가 완성돼 웅장한 자태를 드러냈다. ‘희망의 벽화’로 명명된 이 벽화는 태안군과 한국미술협회 등 민간단체가 130만 명의 자원봉사자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환경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4월부터 제작해 왔다.

벽화 주제는 ‘Art, Love, Eco’로 붙여졌다. 참혹한 사고를 기억하고 바다를 푸르게 보존하자는 염원이 알려지면서 2년 전 겨울바람 속에서 기름을 제거했던 자원봉사자를 비롯해 국민의 발길이 이어져 벽화의 빈 구석을 채웠다. 벽화에는 태안 앞바다 갈매기와 바다 생물, 파도 등이 그려져 있다. 방조제에는 ‘130만 자원봉사자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글씨도 있다. 박현 태안희망벽화추진위원회 총괄지원단장(49)은 “절망에서 다시 일어서게 한 국민의 박수로 만든 벽화”라고 말했다.

벽화추진위는 총 2.9km 중 1.65km 구간은 4월부터 공모한 일반인 작품 33점으로, 140m 구간은 학생들의 작품으로 각각 채웠다. 나머지는 자원봉사자 130만 명 중 직접 찾아오거나 우편 등으로 손도장을 보내온 1만7000여 명과 태안주민, 현장 방문자, 34일 된 갓난아이, 이명박 대통령의 손도장도 벽화를 장식했다.

현재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 최대 벽화는 홍콩에 있는 코카콜라 벽화(높이 20m, 길이 70m, 면적 1400m²)인데 희망 벽화는 1만9728m²로 14배나 크다. 사용된 페인트만도 18L짜리 1600여 개.

추진위는 13일 오후 1시 벽화 준공식을 갖고 세계 기네스북 등재도 추진할 계획이다. 손도장을 찍어 우편이나 인터넷, 팩스 등으로 추진위원회(www.artwalltaean.com)나 태안군청 미래전략추진단(041-670-2900)에 보내면 벽화 그리기에 동참할 수 있다.

태안=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동아일보 이훈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