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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달구벌-빛고을 WBC유치 ‘달빛동맹’

입력 | 2009-11-10 03:00:00


대구-광주, 공동유치 위해 돔구장 건설도 공조
공무원 교환근무 추진… “동서화합 시너지 시대”


지난달 29일 서울의 르네상스호텔에서 대구시 권영세 행정부시장(왼쪽)과 박광태 광주시장(오른쪽)이 정동화 포스코건설 사장과 함께 돔야구장 건설을 위해 체결한 양해각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 대구시

‘차제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공동 개최까지!’ 대구시와 광주시가 잇단 정책 공조 등으로 상생의 분위기를 만들어 가면서 협력 체제를 강화할 후속방안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대구시와 광주시는 지난달 29일 서울에서 돔야구장을 건설하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포스코건설 측과 함께 체결했다.

○ WBC대회 공동 개최 추진

9일 대구시에 따르면 최근 광주시와 정책 공조로 좋은 분위기가 무르익어 감에 따라 두 지역 고위 공무원 교환 근무 및 WBC대회 공동개최 등을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대구시는 그동안 광주와 돔구장 공동 건설, 대구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동서횡단철도 건설사업, 동남권 신공항 건설 등에서 한목소리를 내는 등 동서 화합의 새 모델을 제시했다고 보고 있다. 또 최근 두 자치단체 간 정책 공조를 두 도시 주민 간에 놓인 장벽을 없애는 차원으로 확대하고자 교류 사업을 크게 늘릴 방침이다. 특히 광주시와 공동으로 돔구장을 완공한 후 ‘야구 월드컵’으로 불리는 WBC대회를 공동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구시는 이 대회 유치활동이 시작되면 두 도시 간 체육문화 분야 교류 활성화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당초 대구시는 단독으로 WBC대회를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광주시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돔구장이 2014년에 완공되는 만큼 2017년에 열릴 예정인 제4회 WBC대회를 공동 유치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두 도시가 손을 잡고 대회 유치에 나서면 동서화합 분위기도 과시할 수 있는 만큼 공동 유치의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 기타 협력 및 교류 사업 활성화

대구시는 두 자치단체 간 간부급 공무원을 일정 기간(1∼2개월) 상호 파견해 교환 근무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두 자치단체의 문화, 경제 분야에 근무하는 고위급 공무원의 교환 근무가 성사되면 상호 정책 공조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두 자치단체는 지난달 ‘광주-대구 도시형 첨단과학기술벨트 구상안’을 마련해 국토해양부에 승인을 요청했다. 이를 위해 두 자치단체 관계자는 지난달 13일 대구에서 모임을 갖고 △연구개발(R&D) 특구 협력을 통한 상생 발전 △첨단의료산업벨트 구축 등을 논의했다. 또 대구∼광주 간 왕복 2차로인 88고속도로의 조기 확장과 대구∼광주 고속철도 등 두 도시를 연결하는 내륙철도망 건설 방안에 대해서도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

한편 두 도시 간에 이 같은 협력관계가 구축되자 ‘달구벌 대구’와 ‘빛고을 광주’의 첫 자를 딴 ‘달빛동맹’이란 신조어도 생겼다. 두 자치단체 간 물밑 조율은 기획예산처에서 20여 년간 함께 근무한 김윤석 광주시 경제부시장과 남동균 대구시 정무부시장이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정책 공조가 구축된 것은 두 도시가 모두 내륙도시로 지리적 환경과 경제규모 등이 비슷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지역화합과 상생을 위해 광주와 협력사업을 추진하면서 주요 현안에 대해 보조를 맞추고 있다”며 “다양한 형태의 교류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