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위기로 ‘100% 취업’ 옛말
명문대 출신도 5명중 1명 ‘백수’
구직-창업프로그램 속속 개발
학생유치-재정확보에 안간힘

그랬던 유명 경영대학원들이 요즘 몸을 바짝 낮추고 있다. 입학생을 모집하기 위해 새 교과과정을 내놓는가 하면, 실업 문제로 고전하는 졸업생들을 위한 각종 구직 프로그램 개발에도 나섰다. 집 차고를 근거지 삼아 자영업을 해보려는 사람들도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는 “MBA가 변혁기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
미시간대 로스, 듀크대 푸쿠아,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같은 명문 비즈니스 스쿨 졸업생조차 5명 중 1명은 졸업 후 3개월이 지나도 백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졸업하기도 전에 대부분 직장이 정해졌던 점을 감안하면 불황의 그늘을 실감할 수 있다. 보통 MBA 학위 소지자의 40%가 금융권으로 진출해 왔던 만큼 월가의 붕괴는 직격탄이었다.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스쿨의 록사나 호리 부학장은 “지금까지 겪어 본 것 중 가장 끔찍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회사 중역을 대상으로 한 최고경영자 프로그램이나 EMBA(Executive MBA) 프로그램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수강자들이 갑자기 해고돼 회사의 등록금 지원이 끊기는 경우가 상당수. 그 결과 경영대학원의 수익도 20∼30% 줄었다.
▽“성과 중시 바뀌어야” 지적도=학교 측은 대안을 찾는 학생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최근 잇따라 자영업과 관련된 강의 및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대 비즈니스 스쿨의 경우 자영업 및 벤처사업 관련 강의 신청자가 지난해보다 25% 늘었다. 카네기멜런대 테퍼 비즈니스 스쿨의 경우 지난해 전체 학생의 42%가 최소 한 개 이상의 자영업 관련 강의를 들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스캐롤라이나대 테드 졸러 교수는 “이제는 고용되려는 자가 아니라 고용하려는 자들을 위한 MBA 교육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일부 학교는 금융이 아닌 분야로의 진출을 장려하며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워싱턴대 올린 비즈니스 스쿨은 지난해(18%)보다 늘어난 졸업생의 31%가 약학과 바이오테크, 의료 분야 등으로 진출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