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日-中 국가부채 비상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가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는 주요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일본 영국 프랑스 중국 등 다른 나라들도 늘어만 가는 재정적자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재무장관회의에서 16개 유로존 국가의 급증하는 재정적자에 우려를 표시했다.
유럽의 우량국가였던 독일은 이미 재정지출이 급증한 상황에서 지난달 말 출범한 독일 보수 연정이 대규모 감세계획을 발표해 재정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언론에 따르면 독일의 올해 재정적자는 GDP 대비 4%, 내년에는 6%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프랑스의 재정적자도 GDP 대비 7%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U 회원국이 아닌 영국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금융회사 구제에 적극 나섰던 영국의 재정적자는 올해 GDP의 12%를 기록해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영국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2007년 46.9%에서 10년 후인 2017년 125%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일본의 경우 경제위기 극복에 따른 재정 지출에다 사회보장비 증가로 재정 건전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올해 일본의 재정적자가 GDP 대비 10.5%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7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중국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중국 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7∼9월)까지 중국의 재정지출은 4조520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24.1% 증가했다. 중국 언론은 중국의 재정적자가 올해 9500억 위안에 이르고 내년에는 1조 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