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품처리한 비자금” 속여
라이베리아 사기단 검거
무역업자 배모 씨(50)는 3일 서울 광진구 A호텔 객실에서 믿지 못할 광경을 목격했다.
사업차 알게 된 라이베리아 출신 사업가 아남 하사닌 씨(37)가 지폐 크기의 검은 종이 20여 장을 물에 넣자 100달러짜리 지폐로 변한 것. 하사닌 씨는 “라이베리아 내전 당시 미국이 무기를 구입하라며 500만 달러(약 58억 원)와 500만 파운드(약 97억 원)를 지원했는데 라이베리아 국립은행 총재를 지낸 지인이 이를 빼돌렸다”며 “돈을 약품처리해 검은 종이로 바꾼 뒤 외교행낭을 이용해 한국으로 들여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블랙머니를 본래 달러와 파운드로 변환하는 데 필요한 아파트를 제공하고 9000달러(약 1200만 원)만 투자하면 10%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배 씨는 솔깃하면서도 뭔가 수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다음 날 서울 성동경찰서에 신고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