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코는 영국 1위, 세계 3위의 유통업체입니다. 영국에 있는 테스코 매장만 2306곳, 영국 내 매출액은 415억 파운드(약 79조7000억 원)에 이릅니다. 국내 최대 대형마트인 이마트 매장이 SSM을 포함해 136곳인 점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영국 전역에 테스코 점포가 빈틈없이 촘촘하게 채워져 있는 셈입니다. 이렇게 많은 점포를 열면서 테스코가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지 않은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취재 과정에서 느꼈던 가장 큰 이유는 ‘배려’였습니다. 실제로 테스코 매장 직원들은 대부분 지역 주민들로 채워집니다. 특히 미혼모나 실업자 등 지역에서 소외받는 사람들을 직원으로 우선 선발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뽑은 사람이 7년 동안 4500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최근 대형마트 중 처음으로 중소상인들의 사업조정 대상이 됐던 롯데마트 광주 수완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이곳은 최종적으로 중소기업청이 “사업조정 대상이 아니다”라고 판정해 문을 열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결론에도 불구하고 롯데마트는 지역 상인들의 요청에 따라 담배와 쓰레기봉투 판매를 자체적으로 금지했습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담배와 쓰레기봉투까지 대형마트가 팔 필요가 있을까 해서 지역 상인들을 위해 양보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곧 SSM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것입니다. 담배와 쓰레기봉투 정도의 조그만 양보와 배려를 기대하는 건 지나친 욕심일까요.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