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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리포트]국민휴식공간 에버랜드

입력 | 2009-11-14 03:00:00


서장원 기자

“볼거리-휴식거리 1년내내 새롭게 만들어라”

가도 가도 또 가고 싶은 그곳


어린이들의 해맑은 웃음이 70%, 연인들의 설렘이 20%, 그리고 부모들의 즐겁고도 가벼운 고민이 10%쯤….

‘늘 휴가 같다(Everyday is a Holiday at Everland Resort)’는 슬로건을 내세운 에버랜드 리조트에는 밝은 표정이 넘친다. 가도 가도 다시 가고 싶은 곳, 새로운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에버랜드 리조트는 지난 한 해에만 8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간 국내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다.

○ 창조적 도전이 인기 비결…누적 방문객 1억7000만 명

1976년 개장 이후 올해 11월까지 에버랜드 리조트를 찾은 입장객은 모두 1억7100만 명. 한국 인구의 3.6배나 되는 수다. 개장 당시 연간 88만 명이던 입장객 수는 지난해 810만 명까지 늘었다. 개장 33년이 됐는데도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에버랜드 리조트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창조적인 도전’과 ‘끊임없는 변화’에 해법이 숨어 있다는 것이 에버랜드 리조트의 설명이다.

‘용인 자연농원’ 시절부터 화제를 모아온 ‘사파리 월드’는 대표적인 사례다. 사자와 호랑이, 곰 등의 맹수를 넓은 지역에 풀어 키우면서 버스를 타고 관람하도록 한 발상은 ‘우리에 갇힌’ 짐승들만을 보던 기존 동물원과 비교하면 획기적인 것이었다. 올해 3월에는 희귀종인 백호(白虎)를 볼 수 있는 ‘백호 사파리’를 열어 다시 한 번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2007년에는 유인원 전용 테마 공간인 ‘몽키 밸리’를 열었다. 유인원들이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서식 환경을 그대로 재현한 공간으로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사계절 즐길 수 있는 실내, 실외 결합형 워터파크인 캐리비안 베이와 나무로 만든 롤러코스터 ‘T 익스프레스’, 1만6000개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사용한 멀티미디어 쇼 ‘드림 오브 라시언’ 등이 모두 ‘창조적 도전’의 산물이다. ‘플라워 카니발(봄)’ ‘서머 스플래시(여름)’ ‘해피 핼러윈(가을)’ ‘크리스마스 판타지(겨울)’ 등 계절별로 테마를 가진 축제들도 에버랜드가 가진 흡인력의 한 요소다.

○ 20년 브랜드 ‘자연농원’ 버리고 ‘에버랜드’로

어린이들에게는 에버랜드라는 이름이 친숙하지만 어른들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자연농원이라는 이름이 맴돈다. 1976년 개장한 자연농원은 1996년 개장 20년을 맞아 그동안 쓰던 자연농원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에버랜드를 테마파크의 새 이름으로 채택했다. 이미 국민들에게 익숙해진 이름 대신 에버랜드라는 영문 브랜드를 쓰기로 한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당시 회사 내부에서는 테마파크가 국내 시장에 국한하지 않고 해외 관광객으로 공략 대상을 넓히려면 글로벌 브랜드가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전략적인 브랜드 관리가 필요했기 때문에 브랜드 아이덴티티(BI)의 재정립이 필요했다.

개장 30주년인 2006년에는 ‘에버랜드 리조트(EVERLAND RESORT)’로 다시 BI를 새롭게 꾸몄다. BI의 디자인만을 바꾼 것이 아니라 기존 동물원과 테마파크에 머물렀던 에버랜드가 워터파크와 숙박시설, 골프장 등을 아우르는 ‘리조트형 복합단지’로 거듭났다는 의미를 담았다. 에버랜드 리조트에는 동물원과 각종 놀이시설이 있는 테마파크인 ‘에버랜드’와 워터파크인 ‘캐리비안 베이’, 숙박 시설인 ‘홈브리지’, 퍼블릭 골프장 ‘글렌로스’가 자리 잡고 있다. 문화 시설인 ‘호암미술관’도 에버랜드 리조트 안에 있다. 이 지역은 해발 500m의 석성산과 호수가 있는 친환경 지역이다. 에버랜드 리조트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눈썰매장도 있다.

○ 해외로 수출하는 테마파크 운영 노하우

에버랜드 리조트를 찾는 관람객들이 처음 마주치는 것은 직원들의 친절한 미소다. 에버랜드 리조트는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1994년부터 서비스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서비스 아카데미는 지속적인 직원 교육을 통해 서비스 ‘품질관리’를 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었다. 지금은 지방자치단체 등 외부 기관에 서비스 위탁교육도 하고 있다.

이런 서비스 품질관리 노력은 외부 평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에버랜드 리조트를 운영하는 삼성에버랜드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선정 2009년 테마파크 부문 ‘일하고 싶은 기업’ 1위와 ‘고객만족도 1위’, 한국표준협회 선정 ‘2009년 한국 서비스품질지수(KS-SQI)’ 테마파크 부문 1위에 올랐다.

에버랜드 리조트의 역량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에버랜드는 1997년 세계테마파크협회(IAAPA·International Association of Amusement Parks and Attractions)로부터 ‘안전 대상 및 특별 교육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1999년 ‘고객 서비스 대상’, 2001년 ‘직원 보상 프로그램 대상’, 2005년 ‘퍼레이드 부문 대상’에 잇따라 선정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캐리비안베이가 ‘꼭 봐야 할 워터파크 상(Must-See Water Park Awards)’을 받기도 했다.

에버랜드 리조트의 서비스와 테마파크 운영 시스템은 해외로도 수출되고 있다. 한국 테마파크 업계에서는 처음 1996년 대만 최초의 워터파크인 ‘디스커버리 월드’에 운영 컨설팅을 했다. 2006년과 2007년에는 각각 중국 다롄(大連)의 ‘킹덤 오브 디스커버리’와 청두(成都)의 ‘플로라 랜드’에 컨설팅을 했다. ‘킹덤 오브 디스커버리’는 중국 최대의 테마파크다.

에버랜드 리조트는 또 미국의 필라델피아동물원과 부시가든, 독일의 유로파파크, 인도네시아 타만사파리 등 세계 유명 동물원 및 테마파크와 자매결연하고 동물보호활동 자료 교환과 동물 번식에 관한 연구 성과를 교류하고 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삼성에버랜드는

급식서 태양광 발전까지 알짜사업 순항


삼성에버랜드는 대표 사업 영역인 에버랜드 리조트로 잘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식재료 유통부터 빌딩 매니지먼트, 친환경 공간조성 등 폭넓은 사업을 펼치고 있는 종합 서비스 기업이다. 2007년에는 태양광 발전,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삼성에버랜드의 푸드 서비스는 1982년 삼성그룹 연수원의 급식 사업을 맡으면서 시작됐다. 현재는 표준화된 조리 시스템으로 각 기업 구내식당과 병원, 연수원, 관공서 등 전국 370여 개 사업장에 하루 평균 50만 끼를 서비스하고 있다. 경기 용인시와 경남 김해시, 경북 칠곡군 왜관읍, 광주시에 식재료 전용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07년 9월에는 푸드 서비스 독자 브랜드인 ‘웰스토리(Welstory)’를 출범시켰다.

삼성에버랜드는 또 국내 최대 규모의 부동산 관리 회사이기도 하다. 에버랜드가 관리하고 있는 부동산은 모두 469만 m²(약 142만 평)에 이른다. 단순 관리를 떠나 자연친화적이고 아름다운 생활공간을 창조하는 친환경 공간 조성사업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에버랜드는 울산, 여천, 대산 등 에너지 소비가 큰 석유화학·정유 단지에서 에너지 절감 사업을 펼치고 있다. 투자자금 조달부터 진단 컨설팅, 에너지 저감시설 시공, 사후 관리까지 에너지 절감을 위한 모든 업무를 일괄 수행해 약 1조 원어치의 에너지를 저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2007년부터 태양광 발전과 연료 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진출했다. 삼성에버랜드가 경북 김천시에 건설한 태양광 발전소(18.4MW급)는 8000가구에 1년 동안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이 태양광 발전소 안에는 ‘에너빅스 김천 태양광 전시관’도 건립돼 학생과 일반인들이 태양광 발전에 관해 학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 사업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골프사업. 1968년 개장한 안양컨트리클럽(현 안양베네스트골프클럽)을 시작으로 가평베네스트GC, 안성베네스트GC, 동래베네스트GC, 글렌로스 등 모두 5개의 골프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