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는 두 가지 근거가 있다. 첫째, 경기와 실적이 너무 빠르게 회복됐다는 것이다. 연초에만 해도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가 시작됐다고 좌불안석(坐不安席)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본격 회복을 논할 정도로 모든 경제지표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문제는 급속히 회복됐기에 향후 탄력이 둔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실적도 3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성적인데, 시장에선 지금의 호실적이 지속될 수 있는가에 의문을 품고 있다.
둘째, 정부의 부양정책 효과가 소진되고 있다. 각국 정부의 동시다발적인 경기 부양정책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문제는 아직까지 민간주체의 자생력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정부 정책효과가 소진될 경우 투자든 소비든 민간주체가 성장의 선순환 흐름을 이어가야 하는데, 현실은 이를 장담하기 어렵다. 특히 미국은 더더욱 그렇다. 중고차 보상 프로그램이 종료된 후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했다. 생애 최초 주택구입에 대한 세제혜택이 마무리된 후 신규주택 판매도 크게 감소했다. 시장은 이처럼 부양효과가 떨어진 후 경기가 다시 후퇴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지난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대부분 동결을 점쳤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었다. 이번 금통위를 통해 한국은행은 당분간 정책금리의 동결을 시사했다. 두 가지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하나는 글로벌 정책공조의 필요성이며, 다른 하나는 원화강세를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입장을 고려할 때 시장에선 내년 1분기에나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경제지표 중 10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을 주목해야 한다. 미국 가계가 소비보다 저축을 우선시하면서 소비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자동차 판매도 줄어든 상황에서 소매판매가 체면치레를 했느냐가 관건이다. 시장에선 9월 대비 0.9%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산업생산은 바닥을 통과했고 비교적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다. 기업이 재고를 다시 늘리는 과정에서 생산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가동률 회복도 같은 맥락이다. 10월 산업생산과 가동률 지표에서 완만한 회복을 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