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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연의 스포츠클럽] ‘병역혜택 위한 태극마크’ 인식 바꿔야

입력 | 2009-11-16 07:00:00


내년 이맘 때면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야구가 메이저리그(MLB)의 비협조로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탈락된 가운데 국내 젊은 선수들, 정확히 표현해서 병역미필선수들은 종전보다 훨씬 더 치열한 대표선수 진입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여러 선수들은 국가대표에 대한 갈망을 공개적으로, 스스럼없이 밝힐 정도로 내년 시즌 중 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팀 감독으로 사실상 이미 선임된 올해 우승팀 KIA 조범현 감독이나 대표선수들을 선발할 기술위원회는 객관적 기준 아래 선수를 뽑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때와 같은 선발과 구성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다만 국내 야구계에 깔려있는 일부 팀과 선수들의 이기적인 행태에 대해서는 이제부터 선발에 반영하는 것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야구가 세계랭킹 2위에서 4위로 추락한 이유는 올해 여름 월드컵 세계야구대회에서 8강 진출에 실패한 결과였다. 병역면제가 걸린 대회가 아닐 경우 선수 선발과 파견에 얼마나 이기적이고 계산적인가를 보여준 좋은 예였다. 아마추어 야구계도 책임을 회피할 수 없는 선발과 운영상의 잘못이 있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일부 프로구단의 비협조적 자세였다. 향후 병역혜택이 걸려있는 대회의 대표선발은 공헌도와 희생정신의 경력을 비중 있게 반영해야만 한다는 것을 다시 일깨워주었다.

따라서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했던 추신수 박기혁 임태훈 최정의 경우를 좋은 예로 보면 될 것이다. 즉, 그들이 내년에 아주 부진한 성적이 아니라면 공헌도를 참작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야만 병역혜택이 없는 국제대회의 태극마크를 외면하는 풍토를 바로잡을 수 있다.

나가사키의 한일 클럽 챔피언십 경기도 요미우리는 외국인 선수들을 포함한 베스트 멤버였던 반면 KIA는 윤석민 이용규의 군입대와 두 명의 외국인 투수 로페즈-구톰슨이 고향으로 돌아가 버려 진정한 챔피언팀 대결 구도가 성사되지 못해 관심과 흥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었다.

베스트 멤버가 베스트를 다하지 않는 스포츠경기는 향후 이벤트의 지속성 여부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국가대표와 태극마크에 대한 소중함을 등한시하는 풍토를 이제부터 불식 시켜야 한다. 내년 아시안게임의 선발이 기회주의와 이기주의를 차단하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야구해설가
오랜 선수생활을 거치면서 감독,
코치, 해설 생활로 야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전 국민의
스포츠 생활화를 늘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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