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간 말다툼을 할 때 '내 생각에는' '왜냐하면' '이유는'과 같은 생각과 관련된 단어를 사용하면 갈등을 풀기 쉬워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이사이언스뉴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대 재니스 글레이서 교수팀은 결혼한 남녀 42쌍에게 두 차례 논쟁하도록 하고 '내 생각에는(think)' '왜냐하면(because)' '이유(why)' 등 인지 추론과 관련된 단어를 얼마나 사용하는가를 분석했다.
또 논쟁 전후 인터루킨-6(Interleukin-6)와 종양 괴사 인자-알파(TNF-alpha)와 같은 염증성 반응에 관여하는 사이토킨의 수치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24시간 동안 관찰했다.
연구진은 첫 번째 논쟁에서는 부부들에게 협력적이고 긍정적인 주제를, 두 번째 논쟁에서는 커다란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민감한 주제를 던졌다.
부부들의 혈중 사이토킨 수치는 첫 번째 논쟁보다 두 번째 논쟁에서 훨씬 많이 증가했다. 이 수치는 어떤 단어를 쓰는가에 따라서도 달라졌다.
협력적인 대화를 하면서 생각과 관련된 단어를 많이 사용한 부부의 경우 사이토킨 수치가 전혀 증가하지 않았다. 싸우는 도중이라도 생각과 관련된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한 부부의 사이토킨 수치는 느리게 증가했다.
변화는 성별에 따라 약간 달랐다. 말싸움 도중 생각과 관계있는 단어를 사용한 남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파르게 증가했던 인터루킨-6 수치가 낮아졌다. 여성은 생각과 관련된 단어를 쓰지 않아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터루킨-6이나 종양괴사인자 중 하나의 수치는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지금껏 부부 싸움이 건강을 악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는데, 이를 해결할 방법이 제시된 것"이라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건강 심리학(Health psych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