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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섹션 피플]이용재 한국밸류자산운용 사장

입력 | 2009-11-17 03:00:00


동아일보 자료 사진

펀드전시회 준비… 업계 格높이는 계기로

저평가된 가치주에 집중 투자하는 한국밸류자산운용의 이용재 사장(54·사진)은 최근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작은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 바로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펀드 전시회’를 개최하는 일이다.

이 사장은 “국내 자산운용업계가 크게 성장해 왔지만 업계 스스로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해 왔는지는 진지하게 되짚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며 “자본시장의 발전과정을 돌아보고 회사와 업계의 격을 높이는 일이 될 것 같아 펀드 전시회를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사장의 사무실 벽에는 지금까지 나온 한국밸류자산운용의 이미지 광고 7개가 액자 형태로 걸려 있다. 이는 개인적으로 모아 온 기록물들로 모두 회사의 성장과 변화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는 사무실로 찾아오는 외부인사들에게 이 광고에 담긴 디자인이나 슬로건의 취지와 의미도 설명해 준다.

이 사장은 “2006년 한국밸류자산 최고경영자로 취임하면서부터 회사 광고와 팸플릿 등을 모았고 그 범위를 더 넓혀 보자는 생각을 했다”며 “자산운용업은 제조업과 달리 눈에 보이는 자료가 많지 않고 대중과 직접 맞닿는 일도 적어 지금까지 회사와 업계 모두 전시회는커녕 자료를 보관하거나 기록문화를 조성할 생각도 제대로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이 사장이 머릿속에서 그리고 있는 펀드 전시회는 펀드와 관련된 팸플릿, 광고, 상품 설명서 등을 예전부터 최근 것까지 시간 순서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생활필수품’처럼 된 펀드가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볼 수 있게 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전시회를 준비하는 작업은 생각보다 힘든 과정의 연속이었다. 회사 안에 있는 자료를 찾아보니 제대로 보관되지 않은 광고물과 팸플릿 등이 수두룩했고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은 사례도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오래전에 발간된 자료일수록 찾기가 어려웠다.

그는 “펀드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것을 취미로 삼았던 퇴직 직원이나 일반인까지 개인적으로 수소문해서 접촉하고 있다”며 “잘 짜인 대형 전시회를 열지는 못하더라도 업계에 역사 기록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이벤트로 펀드 전시회를 활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