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귀국… 부활 다짐
이승엽(33·요미우리)이 부인 이송정 씨(27), 아들 은혁 군(4)과 함께 17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올 시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이승엽은 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년에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각오로 모든 것을 걸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이승엽은 자신의 이런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타순이 밀리고 밀려 8번도 쳐봤고 대주자, 대수비로도 나가봤다. 모든 게 다 내가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은 요미우리와의 두 번째 계약인 4년 계약의 마지막 해다. 프로는 모든 걸 성적으로 말해야 하는 만큼 좋은 성적으로 반드시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승엽은 “내년에도 부진하면 다른 팀을 알아봐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위기의식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 팀이 될지 국내 팀이 될지는 그때 상황을 봐야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꿈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지만 “3, 4년 전보다는 많이 약해졌다”고 했다.
이승엽은 최근 2년간 부진의 원인이 훈련 부족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겨울에는 예년보다 동계훈련을 더 빨리 시작하기로 했다. 웨이트트레이닝보다는 기술훈련에 더 중점을 둘 계획이다. 그는 “일본 롯데에 입단한 김태균이 내년 시즌 4번을 치고 있는데 그때 내가 또 2군에 있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속상한 일이 많은 한 해였지만 새로운 기분으로 시작하고 싶다”고 웃어보였다.
그가 부활해야 할 이유는 또 있다. 아들 은혁이가 어느 날 ‘왜 요미우리 경기에 아빠가 보이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이승엽은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가장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가족에게 미안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아빠가 도쿄돔에서 야구하는 모습을 다시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