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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日진출 김태균 4번 칠때 2군에 있을 순 없지않나”

입력 | 2009-11-18 03:00:00


이승엽 귀국… 부활 다짐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다시 시작하겠다.”

이승엽(33·요미우리)이 부인 이송정 씨(27), 아들 은혁 군(4)과 함께 17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올 시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이승엽은 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년에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각오로 모든 것을 걸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올 시즌 내내 기대에 못 미쳤다. 1군과 2군을 오르내리며 전체 144경기 중 7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9, 16홈런, 36타점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45경기에 나가 타율 0.248, 8홈런, 27타점에 그쳤던 2008년에 이어 2년 연속 슬럼프로 팀 내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이승엽은 자신의 이런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타순이 밀리고 밀려 8번도 쳐봤고 대주자, 대수비로도 나가봤다. 모든 게 다 내가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은 요미우리와의 두 번째 계약인 4년 계약의 마지막 해다. 프로는 모든 걸 성적으로 말해야 하는 만큼 좋은 성적으로 반드시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승엽은 “내년에도 부진하면 다른 팀을 알아봐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위기의식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 팀이 될지 국내 팀이 될지는 그때 상황을 봐야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꿈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지만 “3, 4년 전보다는 많이 약해졌다”고 했다.

이승엽은 최근 2년간 부진의 원인이 훈련 부족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겨울에는 예년보다 동계훈련을 더 빨리 시작하기로 했다. 웨이트트레이닝보다는 기술훈련에 더 중점을 둘 계획이다. 그는 “일본 롯데에 입단한 김태균이 내년 시즌 4번을 치고 있는데 그때 내가 또 2군에 있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속상한 일이 많은 한 해였지만 새로운 기분으로 시작하고 싶다”고 웃어보였다.

그가 부활해야 할 이유는 또 있다. 아들 은혁이가 어느 날 ‘왜 요미우리 경기에 아빠가 보이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이승엽은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가장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가족에게 미안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아빠가 도쿄돔에서 야구하는 모습을 다시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당분간 고향 대구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후배인 KIA 최희섭과 함께 등산도 할 예정이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