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시대, 개인에 대한 권력의 감시는 소설과 영화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세계에 깊숙이 다가와 있다. 에셜론(ECHELON)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5개국의 통신감청협력 체제다. 국제 위성통신을 지상국에서 감청하거나 다른 나라의 지상통신을 첩보위성으로 파악하는 방법으로 지구상에서 오가는 거의 모든 통신을 감청할 수 있다. 올 1월에는 미국 국가안보국 정보분석가였던 러셀 타이스가 MSNBC 방송 대담에서 국가안보국이 모든 통신수단을 망라해 ‘모든 미국인’들을 상대로 광범위하게 사찰활동을 했다고 폭로했다.
▷우리나라 국가정보원이 1998년 패킷 감청장비를 도입하기 시작해 노무현 정부 때까지 8대를 운영했으며, 지난해와 올해 23대를 추가 구입해 현재 31대를 보유하고 있다고 국회 정보위에 최근 보고했다. 패킷 감청은 초고속 통신망에서 전송을 위해 잘게 쪼개진 데이터 조각(패킷)을 제3자가 중간에서 빼내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패킷 감청을 하면 특정인이 방문한 웹사이트와 검색 결과, 채팅 및 e메일 내용을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다.
박성원 논설위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