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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특집]현장에서/‘녹색바람’ 기술이 되어 생활 속 곳곳으로

입력 | 2009-11-19 03:00:00


‘녹색’ 바람이 뜨겁다. 건축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정부가 신규 건축물의 에너지 사용량을 단계적으로 줄여 2025년부터는 외부 에너지를 전혀 쓰지 않는 ‘제로에너지’ 건물을 짓도록 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민간 건설사들은 이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건설)은 최근 태양열 풍력 지열 등을 활용해 자체 생산한 에너지로만 생활할 수 있는 ‘제로 에너지’ 시범주택을 경기 용인시 동백지구에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집에서 생산한 친환경에너지를 팔아 매달 소액을 버는 일본 가정의 사례가 더는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그치지 않게 된 것이다. 삼성건설 관계자는 “제로 에너지 건축물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은 충분하지만 시공 단가가 높아 상용화할 수 있도록 가격을 낮추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현재 상당수의 새 아파트 단지에서는 적은 양이긴 하지만 태양열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등 친환경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상용화하기 위한 건설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해 지난달 출범한 한국토지주택공사 출범식에서 30여 분 동안 연설을 하면서 상당 시간을 에너지 절약 건축물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대통령은 통합공사가 새 집을 지을 때 에너지 절약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한 후 한국의 건물에 대해 작심한 듯 지적했다.

“공공건물, 구청 건물 등을 보면 호텔도 아닌데 로비를 높게 뻥 뚫어 놓아 에너지를 낭비합니다. 일본의 아파트는 손을 뻗으면 천장에 손이 닿을 정도로 불필요한 공간을 줄여 냉난방에너지를 줄이고 있는 반면 한국의 아파트는 뛰어야 천장에 손이 닿습니다.”

친환경기술 개발도 강조했다.

“TV 플러그 뽑기를 생활화하자고 하지만 누가 책상 밑에까지 들어가서 플러그를 뽑습니까. 스위치 하나만 끄면 냉장고처럼 늘 가동해야 하는 것만 빼고 나머지 스위치는 다 꺼지는 기술을 개발해야 합니다.”

이 대통령의 당부가 아니더라도 친환경기술 개발과 적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현재 정부는 친환경건축물에 대해 취·등록세를 최대 15%를 감면해주는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정부의 인센티브는 아직 초기 수준이며 친환경건물 건축을 장려하기 위해 보다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민간 건설사들은 정책적 지원을 받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생존 차원에서 녹색기술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녹색열풍이 한때의 바람으로 그치지 않고 녹색기술이 생활 속 곳곳에서 현실화되기를 기대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