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성인 영화 제작자가 11세에 납치돼 18년간 성폭행범에게 감금됐다가 최근 극적으로 풀려났던 제이시 두가드(29)의 사건을 영화로 만든다는 소식에 미국 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두가드의 가족은 '착취'라며 크게 분노했다.
미 배우이자 영화 제작자인 셰인 라이언은 17일 켈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지역 방송사인 CBS 13과의 인터뷰에서 두가드의 사건을 소재로 '납치된 소녀: 성 노예가 된 미국인'이라는 영화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화는 두가드와 납치범인 필립 가리도(58)의 관계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이언은 "절대로 두가드 사건을 돈벌이에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나는 이 사건이 얼마나 슬프고 세간의 주목을 끄는 일인지 알리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영화는 2010년 개봉 예정으로 다음달부터 촬영이 시작된다.
일부 언론들은 "돈벌이가 아니라고 해도 난잡한 저예산 포르노물을 만들던 사람이 18년 간 감금돼 수시로 성폭행당하며 강간범의 두 딸까지 낳고 산 여성의 이야기를 영화로 제작한다는 데 그게 어떻게 순수하게 보이겠나"라며 비판했다.
미 최대 블로그미디어 허핑턴포스트 등 인터넷에도 "역겨운 일", "소송감이다. 피해자 측은 영화사를 고소해 빈털터리로 만들길 바란다. 다시는 누구도 남의 비극을 이용해 돈벌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아동 포르노물을 제작하는 사람, 출연 배우, 감독, 판매담당자 등 관련 종사자들을 구속해야 한다"는 등 거센 비난이 일었다.
이런 가운데 18일 두가스 가족 측 대변인은 영화화 계획은 "성적 착취이며, 본인에게 고통을 주고, 몸서리쳐질 정도로 고약한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두가드 사건의 영화화는 본인과 가족들이 결정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가해자인 가리도는 최근 교도소에서 공개 사과 편지를 보냈다. 그는 새크라멘토 지역방송인 KCRA에 공개한 자필 편지에서 "세상 사람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피해자인 두가드나 두 딸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또한 자신의 성적 이상 행동을 끝내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말해 수사관들의 분노를 샀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