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누적액 작년말 1530만원
금융위기 후 더 늘어
공공기관의 사내근로복지기금 누적액이 민간 기업의 3배 가까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복지기금 규모가 지나치게 큰 데다 일부 기관은 임금 보전 등 다른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고 보고 1인당 기금 누적액이 2000만 원을 넘는 공공기관은 추가 출연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공공기관의 사내근로복지기금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난해 더 늘었다. 2008년 말 기준으로 1인당 기금 누적액은 1530만 원으로 전년 대비 63만6000원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인당 기금 누적액이 가장 많은 곳은 산은캐피탈로 7622만 원에 달했다. 한국토지공사(5921만 원), 대한주택보증(5631만 원), 한국마사회(5075만 원), 한국거래소(4348만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은 직전연도 세전 순이익의 5%를 기준으로 노사가 합의한 만큼 기업이 출연하도록 돼 있지만 기금을 지나치게 많이 출연했다가 적발된 공공기관도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2007년 미실현이익을 세전순이익에 포함시켜 출연한도액 9억 원보다 21억 원 많은 30억 원을 출연했다가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또 누적된 기금의 이자는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위해 사용하도록 돼 있지만 기금을 규정된 용도와 달리 임금 대체 또는 보전 수단으로 쓴 곳도 적지 않았다. 한국전력공사는 2006년부터 올해 4월까지 매년 8000여 명의 직원에게 84억7000만 원을 개인연금 납입 용도로 지원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민간 기업이 신기술 투자에 드는 비용 등을 감안해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을 자제하는 데 비해 공공기관은 그동안 과도하게 출연한 측면이 있다”며 “지침을 지키지 않은 기관은 경영평가에 반영해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