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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항공기 폭파” 장난전화 2통에 1500만원 배상

입력 | 2009-11-20 03:00:00


올해초 14세 중학생이 협박
법원 “당사자 - 부모 지급”

“오늘 대한항공 1635편 항공기에 폭발물을 설치했다.” 올 1월 7일 오후 6시 42분 한국공항공사 콜센터에 한 통의 협박 전화가 걸려 왔다. 4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굵은 저음이었다.

비상이 걸렸다. 승객 39명을 태운 서울발 진주행 대한항공 1635편은 이미 활주로를 뜬 상태였다. 국가정보원은 비행기가 진주공항에 착륙한 뒤 정밀 보안검색을 하도록 지시했다. 인근 군부대와 경찰 기동타격대가 출동해 항공기를 경비하는 가운데 국정원, 국군기무사령부, 부산지방항공청 사천출장소 인력이 대거 출동했다. 하지만 폭발물은 나오지 않았다. 다음 날인 8일에는 “인천발 싱가포르행 대한항공 641편 조종실에 폭탄이 설치돼 곧 터질 것이다”라는 전화가 인천국제공항공사 안내 데스크로 걸려왔다. 다시 보안 검색을 했지만 이번에도 폭발물은 없었다.

관계기관 조사결과 이 폭파 협박은 중학생 차모 군(14)이 건 장난전화로 밝혀졌다. 차 군은 인터넷에서 구한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음성을 40대 남성의 목소리로 변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장난의 대가는 컸다. 법원은 대한항공이 차 군과 그 부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대한항공에 1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