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U 새지도부 구성
유럽연합(EU)이 내달 1일 리스본조약 발효를 앞두고 새로운 지도부 구성을 끝냈다.
유럽의 대통령격인 정상회의 상임의장에는 헤르만 판롬파위 벨기에 총리, 유럽의 외교장관격인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에는 캐서린 애슈턴 통상담당 집행위원(영국)이 19일 뽑혔고 유럽의 총리격인 집행위원장에는 조제 마누엘 두랑 바호주 집행위원장(포르투갈)이 9월 재선됐다.
정상회의 상임의장이나 외교대표 같은 자리는 미국 중국 등 국제사회의 덩치 큰 상대방에 맞서 EU가 큰 목소리를 내기 위해 새로 만든 것이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재직 시절 “유럽과 대화하려면 누구에게 전화를 해야 하느냐”고 말할 정도로 그동안 EU에는 미국 대통령이나 국무장관을 상대할 사람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에 비유될 정도로 비밀스러운 막후 타협 끝에 부드러운 관료형 정치인 판롬파위 총리에게 자리가 돌아간 셈이다. 한편 외교대표 자리에는 영국 내에서조차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선출직 공직에 한 번도 당선된 적이 없는 애슈턴 집행위원이 지명됐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알립니다] ‘EU 상임의장’으로 표기
그동안 ‘president of the European Council’을 ‘EU 대통령’이라고 써왔으나 그 역할 등을 감안해 앞으로는 기본적으로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으로 표기합니다. 일부 범위에서 EU를 대표하지만 주 임무가 EU 정상회의를 주재하는 일인 데다 그 권한과 위상이 보통 국가의 대통령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외교통상부도 ‘상임의장’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