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여성들이 꿀벅지를 만들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허벅지가 건강미의 한 기준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문이다. 꿀벅지는 진정 건강의 상징일까?
9월 덴마크 코펜하겐대학병원의 베리트 헤이트만 박사와 글로스트럽대학병원의 페데르 프레데릭센 박사는 ‘영국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을 통해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허벅지의 가장 두꺼운 부분의 둘레가 60cm 미만인 사람들은 허벅지 둘레가 60cm 이상인 사람들에 비해 심장병, 뇌졸중, 당뇨병 등 성인병에 더 잘 걸린다는 내용이었다.
두꺼운 허벅지가 성인병을 예방한다는 의미일까? 아니다. 건강의 비결은 허벅지의 ‘근육’에 있다. 허벅지 근육은 혈당과 중성지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밥을 먹으면 혈당이 순식간에 올라간다. 허벅지 근육은 이 혈당의 70%를 흡수한다. 허벅지가 가는 사람은 굵은 사람에 비해 혈당을 저장할 근육량이 적어 상대적으로 당뇨병이나 고지혈증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이다.
당뇨병이나 심장병 환자 중 다리는 젓가락처럼 가늘지만 배만 볼록하게 나온 환자가 많은 것도 모두 이런 이유에서다. 핏속에 당은 많고, 이 당이 계속 누적되면 병이 악화된다.
볼록한 배는 근육량이 적은 허벅지만큼 심각한 문제. 뱃살은 대부분 근육이 아닌 지방이기 때문이다. 이 지방은 우리 몸에서 혈당을 높이는 요인이다. 지방이 원활하게 분해 되지 않고 에너지 대사를 총괄하는 간에 쌓이면 지방간이 된다. 높은 혈당과 지방간은 당뇨병과 고지혈증 등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똑바로 선 상태에서 배꼽을 중심으로 배 둘레를 쟀을 때 남자는 90cm, 여자는 85cm 이상이면 내장비만일 가능성이 높다. 주의해야 한다.
운동도 중요하다. 허벅지의 근육량을 늘리고 뱃살을 빼는 데에는 걷기, 자전거 타기, 등산 등이 좋다. 운동은 일주일에 4회, 매번 1시간 정도 하는 게 바람직하다. 운동과 식생활 조절을 통해 허벅지 근육은 늘리고 뱃살을 줄여 건강을 지키자.
( 前전 연세대교수 現연세조홍근내과 조홍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