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사진제공 | KLPGA
신지애(21·미래에셋)의 미 LPGA 지존 등극이 눈앞에 다가왔다.
신지애는 23일(한국시간) 미 텍사스 주 휴스턴의 휴스터니언 골프장(파72·6650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챔피언십 나흘째 2라운드 경기에서 16번홀까지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6개를 추가해 5언더파를 쳤다.
특유의 몰아치기가 살아났다. 중간합계 7언더파가 돼 선두 크리스티 맥퍼슨(미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일몰로 남은 2홀은 다음날로 순연됐다.
1라운드 선두였던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이날 1타도 줄이지 못해 공동 3위로 내려앉았다.
올해의 선수, 최저타수 등을 놓고 경쟁 중인 신지애와 오초아는 이 대회 성적에 따라 명암이 엇갈린다.
올해의 선수는 신지애가, 최저타수는 오초아가 유리한 상황이다.
오초아는 우승을 해야 올해의 선수상까지 거머쥘 수 있고, 신지애는 오초아보다 4타를 덜 쳐야 최저타수상까지 확보할 수 있다.
우리 식의 계산법이지만 신지애는 이미 신인왕와 상금왕을 확보한 상태여서 이번 대회 성적에 따라 최대 5관왕까지 가능하다.
LPGA 투어에서는 상금과 다승왕은 따로 시상하지 않는다. 신인상, 올해의 선수상, 최저타수상(베어트로피)까지만 시상한다.
비가 보약이 됐다. 신지애는 폭우로 이틀간 경기가 순연되는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신지애는 1라운드 때만해도 체력적인 부담을 느꼈다.
“피곤하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며 하소연했지만, 이날은 언제 그랬냐는 듯 펄펄 날았다. 전반에만 버디 4개를 성공시키며 몰아치기를 예견했다.
후반 들어서도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11번홀(파4)에서 보기 1개를 적어냈지만, 16번홀까지 버디 2개를 곁들였다.
신지애는 “비로 이틀 쉰 것과 교민 분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내일 하루 남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선두를 지키지 못하고 3위로 내려앉은 오초아는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도 하지 않은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버디 3개를 뽑아냈지만 보기도 3개를 적어내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17번홀을 마친 상태에서 선두에 2타 뒤진 6언더파 공동 3위다.
한편 이날도 일몰로 경기를 마치지 못하면서 닷새째 경기에서도 파행 운영이 예상된다. 베키 모건(미국) 등은 13번홀까지 플레이를 마쳤다. 2,3라운드 내내 폭우가 쏟아져 72홀 경기에서 54홀로 축소됐고, 24일까지 하루 더 연장했지만 계속되는 악천후로 대회 진행에 비상이 걸렸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