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골프 CG-센서-인지공학 비비고
무인항공기 항공-제어-소재공학 뭉치고
스팀청소기-스마트폰 등
기존기술-서비스 재조합
새 고부가가치 시장 창출
2013년 세계 융합시장 규모
20조 달러로 급성장 전망
中企창업-일자리창출 기대
융합 산업이 새로운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다. 융합은 패키지나 하이브리드, 퓨전보다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결합을 말하며 기존 기술의 재조합을 통해 단기간에 사업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는 이러한 융합 산업에 대한 지원을 늘려 나갈 방침이다.》 스크린 골프 외에도 사례는 많다. 걸레에 스팀 기능을 더한 스팀청소기, e메일과 인터넷에다 전화 기능까지 더한 스마트폰, 치의학 기술과 IT를 결합한 전동칫솔, 의료와 관광을 합친 의료관광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미래학자 대니얼 핑크는 “1 더하기 1이 2가 아닌 3이 되는 것이 바로 융합”이라고 말했다.
○무인 정찰기에서 크루즈선까지
융합의 사례는 군사 분야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초소형 무인항공기는 항공기술과 전자제어공학, 소재공학, 컴퓨터공학 등이 어우러진 융합 사례. ㈜마이크로에어로봇과 건국대에서 공동으로 개발한 크로(Crow)는 크기 70cm에 무게 600g의 초소형 무인항공기다. 자동 이착륙이 가능하고 반경 8km의 범위를 자동비행하면서 두 대의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산악 지형에서도 적의 동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어 군 관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으며 해외업체와 수출 상담도 진행 중이라고 마이크로에어로봇은 밝혔다.
○“융합 관련 종합 대책 준비 중”
융합 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08년 8조6000억 달러에서 2013년 20조 달러, 2018년 61조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국내 기업들이 급성장하는 고부가가치 융합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정책을 펼 방침이다. 또 융합 산업은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창업을 촉진해 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식경제부는 우선 현재 1조6000억 원인 범부처 융합 관련 예산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처럼 과학, 기술, 예술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연구할 수 있는 연구 및 인력양성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 밖에 기존 제도에는 담을 수 없는 융합 제품 및 서비스에 관한 기반을 마련할 방침을 갖고 있다. 지경부 임채민 1차관은 “비빔밥처럼 재료의 가짓수와 재료를 섞는 비율에 따라, 그리고 취향에 따라 수많은 종류의 맛을 만들 수 있는 것이 바로 융합”이라며 “정부는 조만간 융합과 관련된 종합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들레영토와 스타벅스 그리고…,
스크린 골프는 시내에서 싼값에 골프를 즐길 수 있게 해보자는 아이디어로 시작해 최근 5년 동안 연 100%가 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업체들이 세계 시장의 90%를 선점할 정도다. 스크린 골프 업계의 선두 주자인 ‘골프존’의 우창헌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연구소장은 “스크린 골프는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하나의 문화적 트렌드가 됐다”고 말했다. 스크린 골프는 겨울이면 고립되는 연구원들을 위해 남극 세종기지 안에도 마련됐다.
차원용 아스팩미래기술경영연구소 소장은 “융합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해 새로운 시간과 공간을 창조할 수 있게 해 준다”며 “인간은 융합 위에 자연의 법칙이 아닌 새로운 법칙을 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융합(convergence)::
기존 기술이나 제품, 서비스를 창의적으로 재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 융합 트렌드는 이종 기술 사이의 화학적 결합에서 학문과 산업의 결합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있으며 기존 제품은 융합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전화, e메일, 인터넷, 카메라 등이 결합한 스마트폰이 대표적 사례다.▼“예술가적 창의성 있어야 차세대 엘리트”
제1회 국제콘퍼런스 열려
무인정찰기-로봇 등 시연▼
국내 최초로 열린 융·복합 콘퍼런스는 융합을 통한 각종 발전 전략을 조망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지식경제부 주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제1회 융·복합 국제 콘퍼런스에서 정운찬 국무총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미래 융·복합 시대를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따라 우리 경제의 위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조강연을 맡은 미래학자 대니얼 핑크는 “과거에는 기업의 성공을 위해 자신이 속한 테두리 내에서 기업 활동을 하는 것이 필수조건이었지만 이제는 경계를 넘나들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적 자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예술가와 발명가, 스토리텔러처럼 새로운 사고방식을 가진 창의적인 인재들이 조직의 핵심역량을 담당할 차세대 비즈니스 엘리트라는 설명이다.
항공우주 기술과 헬스케어 기술, 로봇 등의 시연도 이어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무인정찰기와 인공위성으로 촬영한 한반도 동영상을 무대 위 대형스크린을 통해 보여주며 첨단기술이 융·복합된 종합시스템 산업으로서의 항공우주산업을 소개했다.
GE헬스코리아 카림 카티 사장은 자신의 아이폰을 들고 환자 리스트에서 특정 이름을 터치하면 환자의 X선 촬영 영상이 뜨는 걸 직접 시연했다. 그는 “병원에서는 병을 치료하기 전에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각종 장비가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한국 오티스 엘리베이터는 IT를 접목한 지능형 엘리베이터, 에너지효율을 높인 자가발전 엘리베이터 시스템 등 융합을 통해 제품 및 서비스를 다양화해 나가고 있는 엘리베이터 산업에 대해 발표를 했다.
조석 지경부 성장동력실장은 “1997년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IT강국의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을 융합에서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