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는 22일 동부와의 울산 홈경기에서 3쿼터 중반 15점 차까지 뒤지다 맹렬한 추격전을 펼친 끝에 경기 종료 45초 전 66-66으로 맞섰다. 작전타임을 부른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런저런 움직임을 지시하다 “동우가 올라와서 해. 시간은 끌지 마. 공격 한 번 더 해야 한다”며 끝을 맺었다. 유 감독의 주문은 딱 맞아떨어졌다. 골밑을 파던 양동근의 패스를 받은 김동우가 종료 33초 전 3점슛을 터뜨렸다. 불과 12초 만에 성사된 작전으로 3점 앞선 모비스는 동부의 막판 공격을 막아낸 뒤 유 감독의 예상대로 한 차례 공격권을 더 가진 끝에 승리를 낚았다.
이날 맹활약한 김동우는 이틀 전 SK와의 경기에선 1득점에 그쳤다. 당시 유 감독은 10점 이상 앞서 승부가 갈린 4쿼터 막판 김동우를 다시 기용했다. “슈터는 사기가 중요하다. 다음 경기에 대비한 컨디션 점검 차원이었다”는 게 유 감독의 설명이었다. 제대 후 올 시즌 복귀한 김동우는 이런 배려에 보답한 셈이다.
모비스가 23일 현재 6연승을 달리며 KT, 동부와 공동 선두에 오른 것은 이처럼 유 감독의 지도력이 새롭게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비스는 공격과 수비 패턴이 30가지가 넘을 정도로 변화무쌍한 전술을 구사한다. 동부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둘 때 효과를 본 김동우의 외곽슛 패턴은 유 감독이 4쿼터 초반 급조한 전술이었다. 유 감독의 임기응변 능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죽하면 출전 선수는 5명이지만 모비스는 유 감독을 포함해 6명이 뛴다는 얘기까지 나올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