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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눈/주펑]오바마의 美中윈윈전략

입력 | 2009-11-24 03:00:00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최근 중국 방문은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으로 중국을 찾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번 회담을 통해 어떤 타협과 공감대를 만들어내 중-미 협력의 새로운 기초를 닦을는지가 양국이 직면한 중요한 일이자 세계의 관심사항이었기 때문이다.

양국 간에 놓인 많은 쟁점은 구조적이며 한두 번의 정상회담으로는 실질적인 해결을 보기 어려운 것들이어서 그의 방문이 어떤 성과를 낼지 큰 기대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실제로 무역 마찰은 양국 경제의 구조적 조정과 관련돼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 미국은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반덤핑 관세나 특별조사 등을 당하지 않으려면 위안화 가치를 올려야 하며 세계가 직면한 경제 불균형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 달러 가치가 낮고 미국의 금융관리 체제가 느슨한 것에 더 주목한다. 왜냐하면 중국은 보유 외환 중 8000억 달러가량이나 되는 미국 채권의 가치 보존에 큰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 재선을 위해서는 좀 더 넓은 노동자 계층, 특히 노조나 인권 운동가 및 제조업이 발달한 몇 개 주의 지지를 얻는 것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중국에 대한 보호무역주의 조치는 상당 부분 정치적 이익과 표심 얻기를 위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위안화 환율 문제에서 양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비록 중국경제가 다시 살아나고 있으나 중국 경제성장의 수출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위안화 절상은 중국 국내의 부의 분배 격차를 늘려 사회적 긴장을 높일 수 있다.

핵 확산을 막는 데 양국이 가는 방향은 같지만 생각하는 이익은 다르다. 따라서 이란이나 북한 핵문제 처리에서 양측의 대응 방안은 뚜렷한 차이가 있다. 오바마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테헤란에 압력을 가해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국경선 밖으로 옮기는 양보를 하기 바란다. 하지만 중국은 이란에서 석유 등 관련 투자 금액이 240억 달러에 이른다. 미국이 추구하는 대이란 강경노선을 따르다 투자에 따른 이익을 놓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북한 핵문제도 당연히 쌍방의 주요 관심사다.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 달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를 평양에 보냄에 따라 중국은 북-미 양자 회담에 대해 낙관하게 됐다. 중국은 보즈워스의 평양행을 본 후에야 정책 방향을 잡을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양국 간에 다시없는 중요한 시기에 이뤄진 것으로 역사적 의미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에서 말한 것은 매우 포괄적이고 분명하다. 그는 “21세기는 제로섬 게임의 시기가 아니다. 한 국가의 성공이 다른 국가의 희생을 대가로 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우리가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지 않는 이유다. 오히려 우리는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강하고, 번영하고, 성공한 구성원이 되는 것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에 ‘서로 책임도 나누고 지도권도 나누자’는 것이었다. 이는 중국으로서는 매우 신선하고 자극을 주는 말이다.

지난 20년간의 양국 관계를 보면 경제적으로는 공생관계가 됐고, 정치 전략적 측면에서는 비록 쟁점도 많지만 서로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오바마 대통령의 4일간의 중국 여정은 양국이 함께 추구할 21세기의 건설적 사고와 노력을 대표하는 것이었다.

주펑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