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척추 약해진 산모… 목뼈-디스크 조심!양반다리 자세, 무릎관절에 안좋아… 의자나 소파에 앉도록누워서 먹일 때는 산모-아기 10분에 한 번씩 자세 바꿔줘야
최근 보건복지가족부는 비만예방사업의 일환으로 올바른 식생활 및 건강생활 실천을 위한 ‘한국인을 위한 식생활지침’을 개정·발표하면서 생후 6개월까지는 반드시 모유 수유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모유 수유는 아기에게 영양분을 공급하고 면역력을 향상시키며 알레르기 예방에 효과적이다. 산모에게는 다이어트에 좋고 우울증, 유방암을 예방한다.
그러나 산모는 관절과척추가 약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잘못된 수유 자세는 관절과 척추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산모는 출산을 준비할 수 있도록 릴렉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돼 있는데 이 호르몬은 뼈에 붙어있는 인대를 느슨하게 만든다. 또 산모는 칼슘 감소가 많아 뼈가 약한 상태다. 모유 수유할 때 주의해야 할 자세에 대해 알아봤다.
산모는 병원이나 산후조리원에서 아기와 유대감 형성을 위해 수유할 때 20분 정도는 시선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일반인도 장시간 내려다보는 자세를 취하면 원래 C자 곡선이 되어야 할 목뼈가 일자 목이 되거나 목의 곡선이 거꾸로 되기 쉽다. 목 어깨 근육은 무거운 머리가 앞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지탱해야 하므로 단단하게 뭉쳐서 경직되기 쉽다. 목의 디스크에 머리의 무게가 얹어져 목디스크 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목이 아프다면 아기와 시선을 맞추는 시간을 줄이고 목에 피로가 오면 즉시 스트레칭을 해줘야 한다. 고개를 숙인 방향과는 반대로 목을 뒤로 젖히는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해야 늘어난 인대와 근육, 경추 간의 간격이 정상으로 돌아오게 된다. 틈틈이 5초 정도 고개를 뒤로 젖히면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눕거나 의자에 앉아서 수유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앞으로 굽은 상체의 무게를 출산 이후 약화돼 있는 허리관절과 근육이 지탱해야 하기 때문에 어깨와 등 근육, 허리관절을 긴장시켜 피로가 쉽게 온다. 약화돼 있는 엉덩관절과 무릎관절에도 몸무게의 2배 이상의 부담이 쏠리게 되고 혈류 순환도 방해를 받아 관절염이 있는 환자라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골반과 무릎에 힘을 줘서 아기를 오랫동안 받치고 있다면 관절은 나빠진다. 관절염은 노화로 뼈와 관절의 영양성분이 빠져나가서 생기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꿇거나 양반다리 자세를 하면 관절 연골이 닳아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만약 앉아서 수유하기를 원한다면 소파나 의자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소파 혹은 의자에 앉아 수유를 할 경우 엉덩관절과 다리가 눌리지 않게 되므로 무릎관절의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등받이에 등 전체를 기대고 허리에는 쿠션을 받치면 척추에 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 고개를 자주 뒤쪽으로 젖히는 스트레칭을 해준다.
앉은 자세보다 누운 자세가 수유할 때 산모의 척추관절에 부담이 덜간다. 고개를 내려다보거나 무릎에 하중을 싣고 지탱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자세 역시 한쪽 방향으로 오랫동안 내려다보는 것은 좋지 않다. 바닥을 향해 눌려 있는 어깨관절과 엉덩관절이 압박받는 자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태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 압박 받는 관절은 점점 굳어지게 되어 어깨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도 줄어들면서 염증이 동반될 수도 있다.
또 신생아가 오랫동안 옆으로 누워서 모유를 먹게 되면 연한 척추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누워서 수유할 때는 10분 정도 후에는 반대편으로 자세를 바꾼다. 비록 불편하더라도 방향을 틀어 번갈아 수유를 하면 압박받았던 근육, 관절, 척추가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아기에게도 마찬가지여서 눌려 있던 척추, 어깨, 고관절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서동원 바른세상병원 원장은 “출산 후 관절, 뼈의 시림과 저림 증상은 관절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므로 발생할 수 있지만 3개월 이상 장기화될 경우 전문의를 찾아가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대개 관절과 척추 통증을 경험하는 산모는 주사치료를 받으면 모유에 약 성분이 섞일까 봐 염려한다”면서 “임상 결과에 의하면 관절치료를 위한 주사제 성분은 모유에 섞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