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음식 60가지 재료-조리법 등 동영상 보존작업한정식집 ‘용수산’ 회장제사음식- 상차림 선보여메뉴개발 다큐식 설명도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용수산 삼청점에서 창업주 최상옥 회장(오른쪽)이 아들 김노수 대표이사에게 개성 전통음식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앞에 놓인 개성나물(왼쪽에서 두 번째)과 제육보쌈(왼쪽에서 세 번째) 등은 개성음식을 한정식으로 되살린 메뉴다. 박영대 기자
용수산 창업주 최상옥 회장은 개성 전통음식과 문화를 동영상과 녹취록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최근 마무리했다. 2007년 팔순을 맞아 시작한 작업이다. 60분짜리 DVD 6장 분량의 동영상은 최 회장이 며느리(박기숙 씨)와 두 딸(김윤영 선영 씨)에게 전통음식을 전수한다는 내용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담았다. 개성 전통음식 60가지의 재료부터 조리법, 유래까지 재현했다. 별도 인터뷰로 용수산의 메뉴개발 및 개업 과정도 기록했다.
이 중 제사음식과 상차림은 최 회장이 자서전이나 요리책에서도 공개하지 않았던 것이다. 두부 감자 고기 반죽에 해삼과 홍합을 박아 쪄낸 홍해삼, 밀가루 반죽에 삶은 돼지고기를 지져낸 돼지고기전(煎) 등 개성 고유의 제사음식에 얽힌 일화와 조리법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남쪽으로 피란을 왔을 때 만두를 만들었더니 사람들이 ‘웬 고기떡이냐’고 묻더라고. 그때 남쪽에선 만두가 흔치 않았던 거지. 또 개성에서는 돼지고기를 즐겨 먹었는데 서울 사람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
개성에서 나고 자라 서울로 시집을 온 최 회장의 기억 속에는 당시 서울과 개성의 입맛과 음식문화 차이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최 회장은 “이번에 만든 기록을 바탕으로 젊은 사람들이 독특하고 새로운,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개성여고 동창생들도 이 기록 작업에 참여해 개성음식에 관한 다양한 기억을 새겼다.
이번 기록 작업과 별도로 개업 당시 인테리어와 외부 벽면이 그대로 남아 있는 용수산 1호점 삼청점을 ‘공간 아카이브’ 개념으로 보존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최 회장의 아들 김노수 용수산 대표(52)는 “개성음식은 고려 왕조의 전통을 이어왔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기 때문에 고급화 세계화의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위해 어르신들의 기억을 남겨둬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작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