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대구/경북]“경북 영농신기술로 몽골 사막화 줄여야죠”

입력 | 2009-11-25 03:00:00

몽골인 17명 축산기술硏-유통센터 등 견학
“한국 좁은땅 이용 뛰어나… 방목방식 바꿀것”




경북에서 농업연수를 하고 있는 몽골 연수단의 다바슈렌 단장(둘째줄 왼쪽) 등이 21일 팔공산에 올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권효 기자

“몽골과 경북의 장점을 결합하면 이 아름다운 팔공산처럼 좋을 것 같네요.” 몽골에서 경북으로 농업 연수를 온 17명이 21일 팔공산에 올랐다. 다바슈렌 유승에르덴 연수단장(32·몽골 식량농업경공업부 영농담당관)은 “몽골 정부가 영농개발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하는 상황에서 경북의 농업은 좋은 모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몽골국립농업대를 졸업한 뒤 한국에 유학을 와 지난해 강원대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번 연수는 지난해 8월 경북도가 몽골의 농업 분야 개발에 관한 조사를 시작한 뒤 올해 7월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 ‘경북몽골농업개발지원센터’를 마련한 것을 계기로 실시됐다. 이들이 이달 11일 구미에 있는 경북환경연수원에서 연수를 시작하자 툰진 바담조나이 몽골 식품농업경공업부 장관이 경북도에 편지를 보내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연수단은 식품농업경공업부 장관 보좌관을 비롯해 몽골국립농업대 교수, 몽골국제공항 식품검역팀장, 영농기업인, 울란바토르시위원회 위원, 군수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경북도 축산기술연구소를 비롯해 농기계 제조업체, 시설재배단지, 과채류 시험재배장, 농산물 유통센터 등을 견학했다. 연수단은 한국이 좁은 땅에서 농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에 큰 관심을 보였다. 몽골은 면적이 남한의 17배가량이나 인구는 280만 명에 불과해 한국과는 사정이 아주 다르다. 롭상잠츠 초론바트 몽골국립농대 교수(57)는 “농업 신기술과 원예작물 재배, 농산품 가공기술을 눈여겨봤는데, 이런 분야의 발전이 몽골 농업을 위해 시급하다”며 “몽골의 넓은 땅을 잘 활용하려면 경북의 농업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바도르츠 테무친 식량농업경공업부 장관 보좌관(28)은 “소형 농기계와 시설원예가 굉장히 인상적”이라고 밝혔다.

대부분 방목으로 이뤄지는 몽골 축산업도 바뀌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왔다. 유목민 출신인 바산자오 알단게렐 거비알타이도 바양올 군수(52)는 “우리 군은 면적이 58만 ha인데 인구는 3500명이어서 가축(말, 소, 양, 낙타, 염소) 22만 마리를 모두 방목하고 있다”며 “염소가 풀을 찾아 멀리 다니다보니 사막화를 재촉하기도 해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가축을 한곳에 모아 키우는 방식을 빨리 도입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울란바토르에서 서남쪽으로 1100km가량 떨어진 바양올 군은 알타이산맥과 고비사막에 인접해 있다.

연수단은 울산 현대자동차와 포스코 포항제철소, 경주 엑스포공원 등을 둘러본 뒤 26일 수료식을 하고 몽골로 돌아간다. 한국에서 5년 동안 공부한 다바슈렌 단장은 “몽골의 개발을 위해 많은 나라가 진출하고 있다”며 “이번 연수는 한국에서도 농업이 발달한 경북과 몽골이 농업 발전을 위해 실질적으로 협력하게 되는 계기라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북도 김종수 자유무역협정(FTA) 농축산대책과장은 “몽골은 농업 잠재력이 매우 커 몽골 정부와 깊은 신뢰를 쌓아 하나씩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이런 연수를 계속해 경북 농업이 몽골로 진출하는 길을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