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이나 과일 잼과 함께 먹던 와플을 돈가스와 함께 먹는다면? 돈가스전문점 '와플속의돈까스' 김영석 대표는 돈가스를 '테이크 아웃 음식으로 즐길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엉뚱한 발상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고안해냈다. 밀가루로 만들던 와플을 쌀가루로 만들고 돈가스와 야채를 와플 속에 넣어 마치 돈가스 정식을 연상시키는 테이크 아웃 메뉴를 선보였다. 23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 덕분에 돈가스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물론 식사 시간이 빠듯한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발상의 전환으로 고객의 눈과 입을 사로잡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음식 메뉴에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결합해 새로운 맛을 선호하는 20~30대 소비자들의 미각을 사로잡고 있다.
● 차가운 샤브샤브, 라면과 함께 먹는 맥주
시원한 맥주와 얼큰한 라면, 언뜻 보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라면과 맥주를 함께 먹는 것이 유행이다. 일본정통면요리 전문점 하코야에서는 이런 트렌드에 맞춰 최근 일본식 라면에 생맥주를 곁들이는 세트 메뉴를 선보였다. 돼지 육수로 만든 일본식 라면 국물에 맥주의 탄산이 제법 잘 어울린다는 것이 고객들이 평가라고 이 업체는 전했다. 20~30대 고객들이 자주 찾는 서울 강남역 인근 매장에서는 라면을 주문하는 고객의 25% 이상이 생맥주를 함께 시킬 정도다.
● 자장면 시켜먹을 수 있는 커피전문점
메뉴 뿐 아니라 서비스나 매장 운영 시스템을 바꿔 고객을 유인하는 프랜차이즈업체도 있다. 일본식 퓨전주점인 '호오락실'은 새벽까지 일하는 올빼미족(簇)들을 위해 오전 9시까지 영업을 한다. 올빼미 마케팅을 시작한 이후 이 곳을 찾는 고객 수는 20% 이상 늘었다.
커피전문점 '카페루미'는 주변 외식업체들과 제휴해 매장을 찾는 고객에게 음식 배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들은 카페 안에 비치된 외식업체 전화번호와 메뉴를 보고 치킨이나 중국음식, 피자, 분식 등을 시켜먹을 수 있다.
보쌈전문점 '개성보쌈'은 기존 스티로폼으로 제작된 배달 용기를 보냉기능을 갖춘 용기로 바꿨다. 따뜻하게 먹어야 하는 보쌈이지만 배달 과정에서 음식이 식는다는 것이 고객들의 불만이었다. 이 업체 박장혁 대표는 "보쌈이 식지 않도록 용기를 바꾸느라 기존 스티로폼 용기에 비해 단가가 1000원 더 들었지만 점주 입장에서는 음식 맛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이득인 셈"이라고 말했다.
정효진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