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뮤지컬 배우가 순식간에 옷을 바꿔입는 비밀은
―뮤지컬에서 순식간에 옷을 갈아입는 장면이 신기했습니다. 어떻게 하는 건가요?
(김영미·33·서울 서초구 서초동)
A: 겹쳐입은 옷에 지퍼달아 재빨리 벗어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의 도입 부분에서 몸에 착 달라붙는 푸른색 스팽글 원피스를 입은 주인공 엘 우즈는 남자친구 워너를 만나러 가기 전 백화점으로 쇼핑을 갑니다. 우즈는 조연배우와 앙상블에게 잠깐 둘러싸인 사이 하늘하늘한 분홍 원피스로 ‘뚝딱’ 갈아입고 나타납니다. 객석에선 “우와∼” 하는 탄성이 흘러나오죠.
‘금발…’에서 의상을 담당하는 최선임 스타일리스트그룹 씬 대표는 “비밀은 지퍼”라고 귀띔했습니다. 분홍 원피스를 안에 미리 입고 있다가 백화점 직원 역을 맡은 배우가 푸른색 원피스의 등 쪽 지퍼를 내려 재빨리 벗겨낸다고 하는데요, 겹쳐 입은 티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게 관건입니다. 최 대표는 “푸른색 원피스는 신축성 있는 소재를 이용해 몸에 잘 맞게 보이도록 했고, 분홍 원피스의 치맛자락은 층지게 만들어 구김이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습니다.
‘금발…’ 의상팀이 자석과 벨크로, 지퍼 등을 두고 ‘분리 실험’을 해봤더니 지퍼가 가장 빨랐답니다. 이 뮤지컬에서 1인 5∼7역을 하는 앙상블도 재킷과 셔츠, 베스트와 블라우스를 함께 박음질해서 한 번에 벗고 입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뮤지컬 ‘웨딩싱어’에는 주인공 줄리아의 친구 홀리가 덧입은 치마를 벗는 장면이 두 차례 나옵니다. 한 장면은 치마에 똑딱이 단추를, 다른 장면은 벨크로를 달았죠. 의상을 담당한 김영지 뽀엣드로 대표는 “옷의 형태, 움직임의 강도, 음악의 크기에 따라 의상 제작 방식이 달라진다”고 했습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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