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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프로야구는 오른손 거포를 좋아해

입력 | 2009-11-26 03:00:00

‘우투좌타’ 비해 절대적 부족
김태균 - 이범호 기대 한몸에




만약 스즈키 이치로(36·시애틀)가 오른손 타자였다면 지금과 같은 ‘안타 기계’가 될 수 있었을까. 미국프로야구에서 9년 연속 200안타의 대기록을 세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이치로의 안타 중 상당수는 내야 안타다. 왼손 타자여서 타격과 동시에 1루로 달려간 덕분이다. 1초도 안 되는 짧은 순간 세이프와 아웃이 갈리기에 왼손 타자는 오른손 타자보다 유리하다. 이치로는 만들어진 왼손 타자다. 원래 오른손잡이지만 칠 때만 왼쪽으로 한다. 이른바 ‘우투좌타’다. 세밀한 야구를 하는 일본프로야구에서 이치로 같은 우투좌타 선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많은 오른손잡이 선수가 어릴 때부터 왼손 타자로 키워진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 오른손 거포는 귀하신 몸이 되고 있다.

일본 롯데에 입단한 김태균이 3년간 최대 7억 엔, 소프트뱅크와 계약한 이범호(이상 전 한화)가 3년간 최대 5억 엔의 특급 대우를 받은 것도 이들이 오른손 거포이기 때문이라는 게 일본 야구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승엽(요미우리)이 뛰고 있는 센트럴리그의 홈런 10걸 중 우투좌타 선수는 6명이나 된다. 요미우리의 저팬시리즈 우승을 이끈 아베 신노스케(32홈런), 오가사와라 미치히로(31홈런), 가메이 요시유키(25홈런) 등은 모두 우투좌타다. 반면 김태균과 이범호가 뛸 퍼시픽리그에선 홈런 10걸 중 3명만 왼손 타자다. 그러나 타율에서는 1위 뎃페이(라쿠텐), 2위 사카구치 도모타카(오릭스)를 포함해 상위 10명 중 5명이 우투좌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구단마다 오른손 거포에 대한 열망이 클 수밖에 없다. 김태균을 영입한 니시무라 노리후미 롯데 감독은 “오른손 거포 영입이 최대의 전력 보강 포인트였다”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이범호의 소프트뱅크행이 확정된 뒤 일본 언론들은 “소프트뱅크의 골칫거리를 모두 쳐부순 오른손 거포”라고 소개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