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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모친에게 정치자금 9억엔 받아”

입력 | 2009-11-26 03:00:00

총리 측 “빌려쓴 돈”… 日검찰 ‘위장 기부’와의 연관성 추적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사진) 일본 총리의 정치헌금 문제가 날이 갈수록 새롭게 번지고 있다.

NHK는 25일 하토야마 총리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간 모친에게서 대여 형식으로 9억 엔(약 117억 원)의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하토야마 총리의 모친은 세계적 타이어 업체인 브리지스톤 창업자의 딸이다.

NHK에 따르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하토야마 총리의 회계 담당 전 공설비서는 총리의 모친에게서 2004년 이후 연간 1억8000만 엔 정도를 현금으로 제공받아 정치자금으로 썼다고 진술했다. 2002년경 전 공설비서로부터 “정치자금이 부족하다”는 말을 들은 하토야마 총리의 모친 측이 자금 대여를 제안했다는 것이다. 전 공설비서는 이 같은 사실을 하토야마 총리에게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정치자금규정법상 개인이 정치단체 1곳에 헌금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은 연간 150만 엔이다. 하토야마 총리와 모친 측은 문제의 자금이 정치헌금이 아니라 개인에 대한 대여이므로 법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건을 수사 중인 도쿄지검 특수부는 이 중 일부가 이미 사망한 사람이 정치자금을 낸 것으로 기록돼 파문이 일었던 정치자금 수지보고서 허위 기재 문제와 관련됐을 수도 있다고 본다. 일본 검찰은 하토야마 총리의 정치자금 관리단체인 우애정경간화회(友愛政經懇話會)의 수지보고서에 허위 기재된 수입금이 최소 2억 엔에 이를 것으로 보고 9억 엔과의 연관성을 추적하고 있다.

한편 일본 검찰은 하토야마 총리의 전 공설비서를 정치자금규정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4일 보도했다. 그러나 하토야마 총리가 직접 관여했다는 증거는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