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을 갖는 여성, 나이가 들면서 자아 찾기에 심각한 고민을 하는 여성이 늘어나는 요즘, 여성 평생일자리 갖기 운동을 위해 여성전문직을 양성하는 과정에서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얼마 전에는 홈리빙 브랜드 업체의 인사담당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업체는 방금 학교를 졸업한 초대졸의 미혼여성보다 생활의 노하우와 집안살림 감각을 체득한 주부를 뽑기를 원했습니다. 문제는 아줌마가 잘할 수 있는 일이지만 아줌마여서 안 된다는 얘기였습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요? 업체도 주부의 노하우와 특유의 친화력 및 생활디자인 감각을 사고 싶어 하는 마음은 굴뚝같지만 대한민국 아줌마의 특수성(?) 때문에 채용을 꺼린다고 했습니다. 특수성이 무엇일까요? 업체는 아줌마이지만 아줌마 같지 않은 아줌마를 뽑고 싶어 했습니다.
외모가 아줌마 같지 않아야 한다는 뜻은 아님을 분명히 말해 둡니다. 육아나 가사문제로 직장생활에 전념하지 못하는 태도의 문제였습니다. 어느 곳에서는 주부를 채용할 때 남편과 집안 어른의 동의서를 요구했습니다. 대한민국 아줌마의 특수성은 아줌마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위 환경의 문제인 셈이죠. 결국 대한민국에서 아줌마가 취업을 하려면 ‘아줌마 직장인’을 둘러싼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자녀 양육, 배우자를 포함한 가족의 배려, 직장적응과 취업교육, 기업체의 인식이라는 여러 환경을 해결하고 아줌마 스스로의 직장생활 의지를 합해야만 풀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직장생활에의 도전을 마음에 품은 채로 가정에 머무르는 잠재력 있는 주부를 사회에 진출시키기 위한 ‘대한민국 아줌마 평생일자리 도우미 서비스’는 어떨까요. 사회활동을 원하는 주부를 위해 기업체가 요구하는 취업교육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보육복지서비스의 확충도 병행해야 합니다. 배우자를 포함한 가족의 응원이 함께해야 합니다. 집에 있는 컴퓨터에서 볼 수 있도록 취업을 통한 주부의 자아실현 성공사례를 동영상으로 만들어 배포해야 합니다. 아줌마의 가족을 위한 정신교육이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고정욱 서울고용포럼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