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관절염의 초기나 중기에는 물리치료나 약물 치료, 운동 요법 등이 도움이 되며, 경우에 따라 관절 내시경 시술이나 연골 이식술 등의 수술적 방법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연골이 다 닳아 없어진 퇴행성 관절염 말기의 환자는 망가진 관절을 새로운 관절로 바꿔주는 ‘인공관절 치환술’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연세사랑병원에서는 인공관절수술이 연간 2000여건이나 이뤄지고 있으며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이 인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을 보면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왜 남성보다 여성에게 관절염이 많이 발생할까? 첫째, 무릎 주위의 인대나 근육의 강도가 남성들보다 더 약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이나 부담을 그대로 흡수하게 되고 이 때문에 무릎이 쉽게 손상될 수 있다. 둘째,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골반이 크고 다리의 길이가 짧은 신체적 구조 때문이다. 이러한 신체는 무릎 안쪽으로 체중이 쏠릴 수밖에 없기에 관절염이 생길 우려가 높다. 셋째, 폐경 전후의 호르몬 변화와 평생에 걸쳐 많은 가사 노동을 해야 하는 여성의 특징 때문이다.
그동안 무릎 인공관절은 남성과 여성의 뼈 형태를 각기 측정한 뒤, 그 중간 형태로 제작해왔다. 그렇기에 마치 몸에 큰 남성용 자켓을 입은 것처럼, 인공관절이 뼈와 맞지 않아 수술 시 애로점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자 연세사랑병원은 2007년 4월부터 여성용 인공관절을 도입해 수술을 시행하고 있고 많은 여성 환자들이 만족감을 얻고 있다.
여성형 인공 관절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 인공 관절과 비교 시 같은 높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폭이 좁아졌다. 인공 관절을 삽입한 후, 뼈 바깥쪽으로 인공 관절이 돌출되는 경우가 많았다. 돌출된 인공관절이 뼈 주위의 인대나 조직과 부딪히다보면 통증의 원인이 되기에 수술 후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여성용 인공관절은 폭이 좁기에 주위 조직과 부딪힐 가능성이 줄어들었다. 둘째, 인공 관절의 앞부분 두께가 상대적으로 얇아졌다. 이로 인해 무릎 앞쪽 슬개골에 가중되던 압력이 줄면서 무릎을 구부리고 필 때 무릎 앞쪽의 통증과 불편감이 줄어들었고 운동범위도 향상되었다. 셋째, 무릎 앞 슬개골이 움직이는 각도가 개선되어 무릎의 움직임이 좀 더 원활해졌다.
연세사랑병원[강남점] 인공관절센터 권오룡 과장은 “한 마디로 여성용 인공관절은 기존의 인공 관절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개선한 새로운 형태의 인공관절인 셈”이라며 “여성형 인공관절의 도입으로 많은 여성 환자들이 수술 후 결과에 만족하고 있으며 더불어 수술 후 삶의 질도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사랑병원 인공관절센터에서 2007년 4월부터 여성용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300명을 조사한 결과, 수술 후 혼자 힘으로 보행 가능한 시기가 기존 인공관절을 이용하여 수술한 환자들보다 평균 1.2일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후 무릎을 130도까지 구부릴 수 있는 시기도 2일 정도 단축되어, 기존의 인공관절에 비하여 수술 후 재활이 더 빠름을 알 수 있었다. 아울러 입원기간도 2-3일 정도 줄어들었으며, 수술 후 심한 통증을 호소하거나 부기 때문에 불편해 하는 환자들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러한 사실을 통하여 여성용 인공관절을 이용한 수술이 단기적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도 재수술 확률을 낮추고 인공관절의 수명도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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