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7일 밤 TV로 생중계 되는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여러 가지 국정 현안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밝힐 예정입니다. 세종시 수정과 4대강 사업 등 논란이 되고 있는 현안이 많지만 초미의 관심사는 역시 세종시 문제입니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아울러 지난 대선에서 원안을 지키겠다고 한 약속을 이행하지 못하게 된 데 대해 사과도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과연 어느 정도의 톤으로 수정을 말하고 사과를 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세종시 수정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해 보입니다. 이 대통령은 국가 백년대계의 관점에서 세종시를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고, 11월 초 정운찬 총리로부터 세종시 추진 계획을 보고받는 자리에서는 국가 경쟁력, 해당 지역 발전, 통일 이후 국가 미래라는 기준도 제시했습니다. 행정기관이 이전하는 원안으로는 이 3가지 기준이 충족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분명하게 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세종시 수정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껄끄러운 사안을 다루면서 대통령이 총리를 앞세우고 자신은 뒤에 숨는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원안 고수와 수정을 놓고 국론 분열도 극심합니다. 이 대통령은 당초 정부에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대안을 내놓으면 여론 등 여러 가지를 감안해 그 후 자신의 생각을 밝힐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루라도 빨리 자신의 태도를 분명히 밝히는 것이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혼란을 돌파하는데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 듯 합니다.
이진녕 논설위원 jinn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