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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테이션/동아논평]세종시에 대한 대통령의 진심

입력 | 2009-11-26 17:00:00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밤 TV로 생중계 되는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여러 가지 국정 현안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밝힐 예정입니다. 세종시 수정과 4대강 사업 등 논란이 되고 있는 현안이 많지만 초미의 관심사는 역시 세종시 문제입니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아울러 지난 대선에서 원안을 지키겠다고 한 약속을 이행하지 못하게 된 데 대해 사과도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과연 어느 정도의 톤으로 수정을 말하고 사과를 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세종시 수정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해 보입니다. 이 대통령은 국가 백년대계의 관점에서 세종시를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고, 11월 초 정운찬 총리로부터 세종시 추진 계획을 보고받는 자리에서는 국가 경쟁력, 해당 지역 발전, 통일 이후 국가 미래라는 기준도 제시했습니다. 행정기관이 이전하는 원안으로는 이 3가지 기준이 충족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분명하게 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세종시 수정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껄끄러운 사안을 다루면서 대통령이 총리를 앞세우고 자신은 뒤에 숨는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원안 고수와 수정을 놓고 국론 분열도 극심합니다. 이 대통령은 당초 정부에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대안을 내놓으면 여론 등 여러 가지를 감안해 그 후 자신의 생각을 밝힐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루라도 빨리 자신의 태도를 분명히 밝히는 것이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혼란을 돌파하는데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 듯 합니다.

이 대통령은 2007년 대선 때 "대통령이 되면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약속했습니다. 전임 정부에서 결정하고, 여야 합의로 국회 동의까지 거쳤으며, 자신의 입으로 이행을 약속하기도 한 사안을 바꾼다는 것은 신뢰에 관한 문제입니다. 이 대통령이 수정을 결심했을 때는 그렇게 하는 것이 신뢰라는 가치보다 더 중요하다고 믿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국민이 듣고 싶은 것은 대통령의 진심입니다. 수정의 이유든 사과든, 진심만이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이진녕 논설위원 jinnyong@donga.com